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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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들어요' 김창옥 "불우한 환경·친구에 돈 뺏겨, 극단적 생각했다" [전일야화]

기사입력 2020.09.02 07:05 / 기사수정 2020.09.02 15:0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김창옥 강사가 과거 힘든 시절을 털어놓았다.

1일 방송된 MBN ‘모두의 강연 가치 들어요'에는 '소통 전문가' 김창옥 강사가 출연했다.

김창옥은 "방송을 하며 메이크업을 하게 됐다. 메이크업을 하는 이유는 잘 보이고 싶어서다. 자신의 결점을 커버해주고 괜찮은 부분은 부각하는 거다. 살면서 마음의 메이크업을 하는 날이 온다. 어릴 때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부잣집 애와도 친구가 되는데 머리가 크면서 내가 저 집과는 다르네 한다. 우리 집은 엄마가 없네, 우리 아빠는 새아빠네, 가족 구성원 중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있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친구를 집에 데려왔다. 아버지, 어머니에게 인사를 했는데 아버지가 귀가 안 들린다. 난 몰랐다. 아버지가 보통 사람보다 말을 크게 하니까 듣는 줄 알았던 거다. 그 친구는 분명히 인사를 했는데 아버지가 못 본 거다. 친구가 날 다시 보더라. 더 큰 목소리로 인사를 했는데 아버지가 또 못 들었다. 엄마가 무릎을 치며 인사를 받으라고 했다. 아버지가 보통 사람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왔냐'라고 했다. 그 친구가 저를 봤다. 그 순간 시간이 '매트릭스'처럼 펼쳐졌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게 내 첫 메이크업이 됐다. 아무 문제 없는 척 대담한 척한다. 내가 밝지 않으면 내 어둠을 마주쳐야 할 것 같았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장애인 등록도 최근 몇년 전에 했다. 아버지가 3급이다. 이런 말을 하면 그렇지만 3급부터 혜택이 많다.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혜택이 많았는데도 어머니가 안 한 이유를 발견했다. 아버지는 안 들리고 어머니는 글을 모르니 공공기관에 가길 꺼린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창옥은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딥 클렌징이다. 저녁에 지워야 하는데 내 마음의 맨얼굴을 보여줘도 괜찮을 만한 장소나 사람, 시간, 종교 등을 경험하지 못했다. 인기 좀 없어지면 어떻게 해, 이별할 수 있고 안 웃겨도 괜찮다. 아버지가 그런 걸 안 뒤 계속 밝은 척을 했다. (어머니는) 까부는 걸 칭찬하지 않았다. '말을 잘하니까 우리 아들은 탤런트가 되려나' 한 게 아니라 '공부도 못하는 게 주둥이만 그렇다. 커서 뭐가 되려고 하냐'라고 한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친구에게 돈을 매번 뺏겼는데 수치스러웠다. 엄마에게 얘기도 못하겠더라. 넌 똥멍청이라고 할 것 같아 아무에게도 말 못했다. 그때는 인간의 가치를 공부로 평가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을 떨어졌다. 엄마가 내가 있는 줄 모르고 동네 아줌마들에게 우리 자식들은 아무도 대학을 못 갔다고 하더라. 다 끝내고 싶었다. 공부를 너무 못하고 엄마를 실망시켰다"라고 말했다.

김창옥은 "사람이 죽기 전에 전화를 하고 싶더라.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듣고 싶겠냐. '죽지 마, 어디야? 내가 지금 갈게'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전화하려고 하는데 너무 어색한 거다. 왜냐면 이때까지 가면을 쓰고 살아서다. 부모님에게는 아예 보여줄 수 없고 형제 사이도 그렇고 어둠의 기운이 날 방파제로 몰더라. '아 이제 죽으면 엄마가 슬퍼하다가 사라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김창옥은 "다행히 그때 옆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앉아서 죽음을 생각하는데 2, 30m 앞에 어떤 여성이 서 있더라. 머리가 짧고 20대 중후반 같은데 그분도 뛰어들려고 하더라. 무서워서 그런지 하얀 치마를 얼굴에 뒤집어썼는데 뛰어들더라. 어 하고 봤는데 그래픽처럼 공중에서 사라졌다. 바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안 무서운 데서 죽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너무 무서워서 못 죽겠다 싶었다.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살았다. 나중에 일이 안 좋게 되는 사람이 착한 애들이다. 못돼 처먹은 애들은 극단적인 선택 안한다. 끝까지 살아남는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동기에게 맨날 돈 뺏긴다 라며 자기 탓을 하는 애들은 여기서 또 밝은 척을 하고 가면을 또 쓴다. 친구들은 나의 모습을 삐에로처럼만 기억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창옥은 "강의를 하는데 그때 돈을 뺏은 그 친구가 강의를 드는 거다. 강의가 끝나고 내게 오더라. 속으로 '강사료를 뺏으려고?' 했다. 얼굴 표정이 달라졌더라. '강의 잘 들었다. 식사라도 하고 갈래?' 그러더라. 그렇지만 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N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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