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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그랑프리 휩쓰는 러시아, '피겨 강국' 부활?

기사입력 2010.10.12 11:51 / 기사수정 2010.10.12 11:5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9일(한국시각),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09-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그랑프리 6차대회' 여자 싱글에 출전한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4, 러시아)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한 총점 172.78점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가 2014년 자국에서 열리는 소치 올림픽을 대비해 육성하고 있는 유망주인 툭타미셰바는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2차대회와 6차대회에 출전해 모두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인정받은 툭타미셰바는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와 플립, 그리고 트리플 룹 등을 모두 성공시켰다.

툭타미셰바는 러시아 피겨 계가 '피겨 천재'로 내세우며 큰 기대를 모은 유망주다. 그러나 러시아 자국대회는 물론, 국제대회 우승 경험도 없었다.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시리즈에 처음으로 출전한 그는 2차대회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6차대회에서는 한층 안정된 연기를 펼치며 정상에 올랐다.

또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4, 러시아)는 3차대회와 5차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3차대회에서는 178.97점을 받아 이번 시리즈 여자 싱글 최고 점수를 수립했다. 1차대회 우승은 폴리나 쉘펜(15, 러시아)에게 돌아갔다.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여자 싱글부분에서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놓친 대회는 일본 가루자와에서 열린 그랑프리 4차대회뿐이었다. 15세 미만인 러시아 유망주들의 특징은 소치 올림픽을 대비해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와 함께 소치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국가는 일본이다. 이미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아사다 마오는 소치올림픽까지 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주니어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우승한 쇼지 리사(14, 일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쇼지는 지난해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올 시즌 자국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 정상에 등극하면서 일본 언론은 쇼지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또한, 올 초에 열린 주니어 피겨 스케이팅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라카미 카나코(16, 일본)도 일본의 기대주다. 아직 완성 중인 선수의 앞날은 섣불리 예상할 수 없지만 주니어 여자 싱글의 경우, 러시아와 일본이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에 접어들며 러시아의 어린 유망주들이 일본 기대주들을 넘어서고 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는 실전 경기에서 트리플 점프 5가지를 모두 구사하고 있다. 툭타미셰바는 아직 실전에서는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트리플 악셀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점프를 구사한다는 점에서는 툭타미셰바가 앞서고 있지만 스케이팅과 전체적인 밸런스는 소트니코바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아직 성장 중인 선수인 만큼 단점도 많지만 올 시즌 일본의 유망주들을 넘어서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휩쓸고 있다.

러시아는 싱글은 물론, 페어와 아이스댄싱의 강국이었다. 이인숙 국민생활체육회 스케이팅연합회장은 "구 소비에트 연방 시절부터 그곳의 피겨 시스템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었다. 특히, 북한 팀이 페어를 하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북한은 러시아의 페어를 보고 배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수많은 페어와 아이스댄싱 정상 팀이 러시아에서 탄생했다. 또한, 일리야 쿨릭(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 알렉세이 야구딘(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금메달), 그리고 예브게니 플루센코(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등 같은 남자 싱글 선수도 러시아에서 배출됐다.

페어와 아이스댄싱, 그리고 남자 싱글과 비교해 여자 싱글은 러시아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종목이다. 가장 근래에 세계 정상권에 근접한 선수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였던 이리나 슬루츠카야였다.

소치올림픽을 대비해 성장해 가는 유망주들은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성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국내 유망주들의 가능성도 이들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점프의 질과 정확성에 있어서는 국내 유망주들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단 한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전통적인 '피겨 강국'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대비해 15세미만의 유망주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사진 =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C) 아이스 네트워크공식 홈페이지 캡쳐, 일리야 쿨릭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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