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안정환과 이영표가 추억을 쌓았다.
27일 방송된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에서는 안정환과 이영표의 무인도 황도섬 극한 생존기가 그려졌다.
이날 두 사람은 자연인과 함께 낚시에 나섰다. 이후 저녁 식사 준비에 나섰다. 이때 안정환은 불 피우는 방법을 모르는 이영표 대신 불 피우기에 나섰고, 대신 칡 줄기를 따오라고 했다. 그러자 이영표는 "칡이 뭔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안정환은 그러한 이영표의 모습에 "축구 좋아하는 분들은 알 거다. 영표가 영리해서 '초롱이'였다. 근데 쟤가 왜 저렇게 됐을까"라고 제작진에게 하소연, 폭소를 자아냈다.
종일 티격태격한 두 사람이지만 훈훈한 순간도 있었다. 2002 월드컵 이탈리아전 이야기를 나누다 안정환이 이영표에게 "그때 날 보고 올린 건 아니잖아. 솔직히"라고 물은 것. 당시 안정환은 이영표의 어시스트를 받아 헤딩골을 넣은 바 있다.
이에 이영표는 "솔직히 형이 거기 있었기 때문에 형을 보고 올렸는데 형이 이길거라는 기대를 갖고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형이 만든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안정환은 "네가 올렸기 때문에 내가 넣은 것 같다"고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사랑꾼' 안정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전화가 터지지 않자,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노력 끝에 아내 이혜원과 전화 통화를 한 것. 그는 이혜원에게 "섬이 전화가 안 돼서 정상 올라와서 전화하는 거다. 땀 뻘뻘 흘리면서 올라왔다"고 말하며 '아내 바보' 면모를 보였다.
이어 두 사람은 각자 슬리퍼를 만들고, 등목에 나섰다. 이때 안정환은 2002 월드컵 당시 감독이었던 히딩크를 언급하며 "너는 길들이기 안 했지?"라고 질문했다. 이영표는 "거의 안 했다"고 답했고, 안정환은 "아 나는 진짜 그 인간"이라더니 " 명장이야. 히딩크가 너 이뻐하는 것도 싫어했다"는 말을 더해 웃음을 안겼다.
이를 보던 김병지는 "첫 타겟이 홍명보, 김병지, 안정환이었다. 팀 자극을 위해서였다"며 "어쨌든 시간이 가면서 정환이는 그 안에 들어갔다. 저도 국민의 하나 사람으로는 (히딩크를) 존경한다. 골키퍼로서는 미웠다"고 밝혀 또 웃음을 줬다.
안정환과 이영표의 티격태격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안정환은 일을 많이 하지 않은 이영표를 타박하며 "(너는) 여기 와서 불을 한번도 안 피웠다? 나갈 때는 서로 쳐다도 안 보겠다"고 말하기도. 이장님과 마지막 식사 후 대화를 나누면서도 이영표가 "저는 배 타면서부터 간섭받고 왔다"고 볼멘소리를 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두 사람은 함께한 여행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영표는 "몰랐던 면을 본 건 없고 알고 있던 것에 확신을 가졌다"며 "대표팀에서도 오랜 시간 같이 있었지만 1박2일 동안 같이 붙어서 말하고 이런 건 없었는데, 조금 더 친밀해질 수 있었다. 그게 큰 소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안정환은 "이 섬에서 나가면 연락이 서로 뜸해질 것 같다. 얄미워 죽겠네? 하루만 더 있었으면 혼쭐을 냈을 텐데"라면서도 "근데 좋았다. 작은 텐트에서 자고, 자급자족해서 음식 먹고. 힘들었지만 행복했다"고 밝혀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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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