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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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이 조권을 감싸네…조권 is '제이미' 그 자체 [엑's 리뷰]

기사입력 2020.07.27 10:26 / 기사수정 2020.07.29 20:0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난 그냥 나니까. 내가 누군지 제대로 보여줄게!”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각양각색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보통은 개성을 인정하기 보다 다수의 의견에 동의하고 다수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 등 다수에 맞춰 살아간다. 자신과 다르면 편견이나 차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사람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뮤지컬 ‘제이미’의 주인공 제이미는 다수보다 소수에 속하는 인물이다. 드랙퀸이 되고 싶어 한 이 소년은 차별과 혐오라는 벽에 부딪히는데, 당당하게 이를 극복해낸다.

아시아 초연으로 한국에서 막을 연 '제이미'는 ​영국 BBC의 다큐멘터리 '제이미: 16살의 드랙퀸(Jamie: Drag Queen at 16)'(2011)에서 소개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가는 17세 고등학생 제이미의 꿈과 도전, 가족의 사랑을 다룬다. 영국에서 초연해 2018 올리비에 어워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왓츠온스테이지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작 뮤지컬상 포함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뮤지컬이다. 제이미는 보통의 사람들 눈에는 유별나지만 당찬 소년이다. 스스로 게이임을 당당히 인정하고 드랙퀸이라는 확고한 꿈을 가졌다. 적성 검사에서는 포크레인 기사와 광부가 나왔지만, 화장하고 드레스를 입고 힐을 신는 걸 좋아한다. ‘극혐’이라며 그를 괴롭히는 동급생 딘(조은솔)에게는 “너야말로 극혐”이라며 맞받아친다.

차가운 시선은 늘 존재한다. 선생님(김지민)은 현실을 직시라는 말만 한다. 드레스를 입고 졸업 파티에 입장하려는 제이미를 막는다. 무엇보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아빠로부터 경멸의 시선과 함께 역겹다는 말까지 들어 내면에 상처를 입는다. 

다행히도 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엄마 마가렛(김선영 분)과 엄마의 친구 레이(정영아), 절친인 프리티(문은수), 전설의 드랙퀸 휴고(윤희석)는 제이미 그 자체를 존중한다. 마가렛은 특히 아들에게 빨간 하이힐을 생일선물로 건네는가 하면 졸업 파티에서 제일 멋진 드랙퀸이 되라고 격려하는 깨어있는 엄마다. “인생은 한 번이다. 너 하고 싶은 것 다 해라. 네가 네 인생을 사는 게 최고로 자랑스러워”라며 따뜻한 말을 아끼지 않는다. 

드랙퀸을 소재로 했지만 주된 내용은 제이미의 성장이다. 난 그냥 나니까 내 모습이 어떻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래서 이 극은 제이미가 드랙퀸으로 데뷔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뭘 하고 싶은 것인지 고민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이미뿐만 아니라 편견에 시달리는 위치에 있기 쉬운 싱글맘 마가렛, 무슬림 프리티 캐릭터를 다룬 것도 눈에 띈다. 


오프닝부터 흥겹다. ‘And You Don't Even Know It’ 넘버로 시작해 'Work of Art’, 'The Legend of Loco Chanelle',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 'Limited Edition Prom Night Special' 등 신나는 음악들이 이어진다. 에너자이틱한 군무도 흥을 돋운다. 그러면서도 'The Wall In My Head', 'If I Met Myself Again', ‘My Man, Your Boy', 'He Is My Boy', 'Spotlight', 'It Means Beautiful' 등 서정적인 넘버로 등장인물의 내면을 담아낸다.

전역 후 복귀작으로 ‘제이미’를 택한 조권은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즐긴다.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는 말처럼 끼와 에너지를 발산한다. 

2014년 뮤지컬 ‘프리실라’ 때도 신세대 게이 아담 역을 맡아 짙은 메이크업과 여장을 한 채 에너지 넘치는 춤과 노래,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내면의 두려움을 이기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고등학생 소년의 성장 과정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조권은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발랄한 고등학생 소년부터 드레스, 빨간 하이힐을 장착하고 신나게 무대를 활보하는 모습까지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다.

뮤지컬 '제이미'는 9월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65분. 중학생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쇼노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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