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스승은 제자가 더 큰 책임감을 가지길, 그 무거운 책임감을 그라운드에서 드러내주기를 바랐다. 누구보다 이재원을 잘 알고 있는 박경완 감독대행의 애정이 담긴 쓴소리다.
SK는 2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포수 이재원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던 이재원은 6월 말이 되어서야 복귀했으나 제 컨디션을 보이지 못 했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퓨처스리그에서 감각을 끌어올린 뒤 3주가 지나 다시 1군으로 콜업됐다.
이재원을 내려보낼 당시 박경완 감독대행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지금까지 주전이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주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흥련과 기존의 이현석, 이홍구 등 이재원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자원들이 존재했고, 이재원이 없는 동안 이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들도 여러 차례 나왔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1군에 돌아온 이재원이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지금보다 더 큰 책임감을 가지는 선수가 되길 원하고 있다. 박경완 대행은 "재원이가 FA를 하기까지 본인이 잘한 것도 있지만, 수많은 선수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제는 후배들과 동료들이 잘할 수 있게끔 재원이가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박 대행은 "우리 투수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라고 얘기했다"며 "우승권 팀들은 투수력도 좋지만, 그 투수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부분을 얘기했다"며 "지금부터 다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노력해보겠다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박 대행 본인 또한 "만들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스승 대 제자, 그리고 포수 대 포수로 전하는 진심이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선수 생활을 23년 동안 하면서 느낀 부분이다. 어렸을 땐 그런 걸 못 느꼈다. 포지션 번호가 투수가 1번, 포수가 2번이지 않나. 야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고, 거기에 따라 전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중요한 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종 선발들이 선전해주고 있지만 김광현, 앙헬 산체스가 없고, 하재훈이 빠져 있는 올해의 SK 마운드는 상대적으로 위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박 대행은 "포수의 역할이 절실하다. 수비 쪽에서 많이 움직여줘야 우리 투수들을 살릴 수 있다"며 "재원이한테 한 얘기지만, 우리 모든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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