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가이동진 평론가와 함께하는 스페셜 GV를 성황리에 마쳤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지난 2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한 스페셜 GV에서는 이동진 평론가를 비롯 강동원, 이정현, 연상호 감독이 참여해 영화의 궁금증을 풀었다.
# TMI 1. 속도감 넘치는 액션 연기, 이렇게 탄생했다
Q: 어떤 원칙을 갖고 액션을 설계하였는지
연상호 감독 : 카체이싱 비중이 많은 좀비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한국의 도로는 울퉁불퉁하고 지하차도나 고가, 골목길이 많은 특성을 갖고 있다. 그 특성을 살려 다이나믹한 느낌의 카체이싱 액션을 완성했다. 한 예로 후반부 준이의 단독 카체이싱 장면은 좁은 골목길의 공구 상가를 배경으로 한다. 엄청 좁은 골목길에서 두 자동차가 대결을 하고, 고가를 타다 떨어지기도 하는 등 입체적으로 설계했다.
Q: 강동원 배우는 훌륭한 액션 배우라고 생각한다. 액션 전달력이 뛰어난 베테랑인데 '반도'에서 액션 연기할 때 어떠셨는지
강동원 : 액션 영화 촬영 전에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한다. 액션 연기는 캐릭터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스턴트가 대신 연기를 해주게 되면 생각했던 리듬과 감정선이 달라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직접 연기하려고 했다.
Q: 이정현 배우는 처음으로 다양한 액션 연기를 해내셨다. 액션 연기할 때 어떠셨는지
이정현: 이런 액션은 처음이었다. 연상호 감독님께서 애니메이션을 해서인지 커트 계산에 있어 천재적이다. 효율성 있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촬영을 해서 감독님께 너무 감사했다. 영화 촬영 전에는 폐허가 된 대한민국이 어떻게 구현될지 걱정을 많이 했다. 근데 감독님이 1년 전부터 CG 작업을 준비하고 계셔서 그것을 참고삼아 몰입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가장 크게 걱정한 부분은 카체이싱이었는데, 미리 작업 된 CG 덕분에 이해가 빨랐고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 TMI 2. 입체적인 캐릭터, 그 이면의 이야기
Q: 영화에서 정석은 주인공이면서 이야기의 안내자이기도 하다. 어떤 원칙으로 연기를 하였는지
강동원: '반도'는 관객들이 정석의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정석이 무서워해야 관객도 무서워할 거라 생각했다. 정석에게 3가지 변곡점이 있다. 첫번째는 가족을 잃었을 때, 두번째 변화는 가족을 잃고 비관적으로 살다가 민정 가족을 만나고 변화되는 지점이다. 마지막은 철민을 잃고 다시 원래의 정석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으로 연기를 했다.
Q: 강동원 씨의 개성과 매력이 '반도' 속에 잘 흡수된 것 같다. 정석은 어떤 인물인가
강동원 : 시나리오 구조가 민정 가족과 다른 배역들이 좀 더 돋보이는 구조였다. 4년 동안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비해서 정석은 가장 평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모든 작품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지만 이번 작품의 캐릭터는 유독 고민의 차원이 달랐다. 아이 아버지 역할을 몇 번 하긴 했었지만 소년 같거나 젊은 청년 같은 지점들이 있었다. '반도'의 정석은 진짜 성인 남성에 가까운 캐릭터였던 것 같다.
Q: 여성이 서사뿐만 아니라 액션도 장악한다. 강인한 여성 캐릭터는 대작에서 보는 경우가 드물다. 민정은 어떤 인물인가
이정현: 민정이 전투력을 갖게 된 계기는 모성애라고 생각했다. 만약 아이가 없었으면 민정은 진작 죽었을 것 같다. 살아남으려고 하는 강인함과 전투력은 아이가 있어서 가능했다. 실제 개봉 후 맘카페에서 글을 보니 엄마들도 만약 자신이 민정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전투력이 생길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Q: 인물들이 입체적이다. 서 대위, 김 이병, 황 중사의 전사는?
연상호 감독: 전사를 4부작 드라마 정도로 만든 것 같다. 김 이병은 황 중사가 중심인 631부대 안에서 다리를 다쳐 부대 내에서 쓸모가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다. 다리를 다치게 된 이유는 서 대위를 보호하려다 다쳐서 둘 사이에 끈끈한 유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서 대위는 이전 세계를 그리워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서 대위 방 안에 널브러져 있는 여행책들로 그것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황 중사는 이 세계에 적응해서 살아가고, 자극을 쫓는 사람이다. 마치 공을 던져주면 달려가는 사냥개처럼 맹목적으로 자극을 쫓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Q: 부대 이름을 ‘631’이라고 설정하게 된 계기는?
연상호 감독: 인간성이 삭제되어있는 이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군부대처럼 숫자로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작명 당시 숫자 6, 3, 1에 꽂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돈 트럭 차량 번호도 6431이고, 철민의 등에도 61번이 새겨져 있다.
# TMI 3. 모두를 매혹시킨 ‘연니버스’ 세계관
Q: '부산행'의 속편이지만 차이점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연출하게 된 계기는?
연상호 감독 : 새로운 비전을 갖고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산행'에서 했던 것들과는 반대되는 것들을 하고 싶었고, 다른 룩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반도'라는 영화의 독자적인 느낌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Q: 프리퀄 혹은 시퀄의 형태 등 4부에 해당하는 '반도' 그 이후에 이야기도 구상하고 있나?
연상호 감독: 프리퀄 구상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소설, 애니메이션, 실사 드라마 등 어떤 형태로든 이야기를 내놓으려고 한다.
'반도'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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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