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세진 기자] 박찬호(37,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2010시즌은 17년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그대로 담겨 있는 축소판이었다. 팀을 옮기는 아픔 속에서도 박찬호는 '아시아 최다승'이라는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통산 124승째를 거두며 아시아 최다승 투수로 등극한 10월 2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박찬호는 굴곡 많았던 2010시즌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떠나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뉴욕 양키스에서 올 시즌을 시작한 박찬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계속되는 부진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양키스에서의 27경기에서 박찬호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5.60에 그쳤고, 결국 시즌 중반 팀에서 지명양도 조치 되며 다른 팀의 선택을 기다렸다.
박찬호는 'NL 최약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부름을 받았고, 익숙한 내셔널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은 그렇게 물 건너갔다.
피츠버그행은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박찬호는 피츠버그 이적 후 치른 5경기 중 4경기에서 실점하는 등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지만, 피츠버그는 계속해서 박찬호에게 등판 기회를 줬다.
피츠버그 감독 존 러셀의 든든한 지지 속에 박찬호는 8월 중순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9월 초까지 8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9월 13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기며 노모 히데오가 가지고 있던 아시아 최다승 기록(123승)과 타이를 이뤘다. 피츠버그 이적 이후 챙긴 첫 승이었다.
타이기록 작성으로 올 시즌을 마감하는가 했던 박찬호는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3이닝 6K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으로 끝내 아시아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섰다.
시즌 마지막 등판은 아시아 최다승 달성 이외에도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올 시즌 새로 익힌 구질인 커터 등 본인이 가진 다양한 구질에 자신감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펼친 시즌 최고의 호투로 다음 시즌에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박찬호는 피츠버그 이적 후 26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 시즌 평균자책점을 4점대 중반(4.66)까지 낮추는 데 성공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사진 = 박찬호 ⓒ MLB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 홈페이지 캡처]
최세진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