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현세 기자] "감독님 말씀하시는 대로예요. 저는 그냥 4번째 칠 뿐이지 절대 4번 타자 스타일이 아닙니다."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은 올해 4번 타순으로 팀 내 최다 36경기 선발 출장했고 148타석 소화했다. 명실상부 삼성 4번 타자다. 하지만 그는 타율 0.279, 8홈런 OPS 0.808로 KBO리그 10구단 4번 타자 가운데 크게 돋보이는 기록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도 이원석이 삼성 해결사로서 꾸준히 나서는 이유는 뚜렷하다. 타점 생산 능력이다. 올 시즌 49타점 가운데 40타점을 4번 타순으로 나섰을 때 쳤다. "나도 다른 선수처럼 7~80타점씩 꾸준히 치고 싶지만 능력이 안 되지 않나." 이원석은 겸손했지만 겸손해하지 않아도 될 만큼 타점 생산 능력이 좋았다는 평가다.
허삼영 감독은 그가 타석에서 집중력이 좋다는 이유에서 꾸준히 기용해 왔고 이원석은 "주자 있을 때가 없을 때보다 훨씬 재미있다. 내가 쳐야 주자가 들어오는 것이다. 주자 있을 때 더욱 집중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올 시즌 이원석은 주자 있을 때 타율 0.333(87타수 29안타)를 쳤다. 득점권 타율은 0.383이고 만루 시는 0.750(8타수 6안타)다. 이원석은 "재미있다"고 느끼는 대로 타석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원석이 가장 크게 빛나는 때는 희생할 때다. 올 시즌 희생플라이 8개이고 이는 규정 타석을 소화하는 타자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그는 "주자 2, 3루 때도 '안타 쳐 2타점 내야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희생플라이는 치자는 생각이고 내 뒤 타순에서 안타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내 희생플라이는) 보너스 타점 같이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타석에서 자세는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타순은 별로 신경 안 쓴다. 이닝 따라 내가 선두 타자일 수 있지 않나. 여러 상황이 있다 보니 감독님 말씀하시는 대로 '4번째 치는 타자' 같다"며 "나는 절대 4번 타자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더구나 타점 욕심이야 나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낼 수 있는 것이다. 나야 내 앞에서 (김)상수나 살라디노가 많이 나가 줬으니 타점을 냈지 나 혼자 힘으로 절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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