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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19·24세 딸, 성인 되면 손 벌리지 말라고…알바하더라"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7.02 10:32 / 기사수정 2020.07.03 04:3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응수는 시종 “난 1%의 꼰대성도 없는 사람”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응수는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꼰대 부장이었다가 퇴직 후 자신이 괴롭히던 부하 직원 가열찬(박해진 분) 밑에서 혹독한 직장 생활을 하는 시니어 인턴 이만식으로 열연했다.

"꼰대라는 것은 인간의 한 속성이죠. 긍정적인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 인생을 60년을 살았으니 인생 경험이 축적돼있어 후배들에게 얘기해주는 거죠. 나 때는 이렇게 했다 얘기하는 건데 강압적으로 전달하면 꼰대 짓인 거고 맛있는 걸 사주면서 '힘들지? 그래 난 25살 때 이렇게 했는데 그 고통 안다’라고 얘기하면 인생의 어드바이스지 꼰대가 아니에요. 나 때는 그렇게 했으니까라면서 나의 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하면 꼰대 짓인 거예요. 나의 사회적인 포지션이 부장이니 부하에게 그렇게 하는 거는 갑질이죠.“

‘꼰대인턴’은 여느 오피스물과 달리 코믹하고 독특한 전개로 호응을 받았다. 말미 이만식이 깡이 가득한 인턴 이태리(한지은)의 아버지란 사실이 밝혀져 반전을 선사했다.

“작가님이 비밀로 해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4부를 찍을 때 딸이었구나 했어요. 완전히 다른 집 아이이니 즐겁게 연기했는데 딸이라는 걸 아니까 연기에 방해가 되더라고요. 얘가 딸이니 한번 봐줘야 하나 하는 생각에 부담도 됐는데, 이만식 딸이 이태리란 사실이 극적인 장치가 됐어요. 젊은 친구가 취업에 실패하고 전전긍긍하고 아버지와 싸움도 했어요. 미래가 막막한 가운데 아버지와 인턴으로 들어왔어요. 이런 현실이 시청자가 보기에 굉장히 짠했을 겁니다. 

초반에 머리 꼬락서니가 이게 뭐냐고 이태리의 머리를 자르잖아요. 이만식을 욕한 많은 분들이 이태리가 딸로 밝혀진 뒤에는 이해했을 거예요. 아빠가 딸을 사랑하니까 그런 거라고요.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컸어요. 우리 사회의 문제인데 60대에 퇴직해도 정정하잖아요. 일할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 그만둬야 하고 젊은 친구들은 젊은 친구들대로 일자리가 없고요. 한 패밀리의 아버지와 딸이 방황하는 현재의 이 모습이 울림이 컸다고 생각해요.” 

이만식은 마케팅영업부 팀원들과 어쩔 수 없는 나이, 세대 차를 겪는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거나 PPT를 뒤늦게 배우는 등 젊은 직원들을 따라가려고 고군분투했다. 실제 김응수도 그렇단다. 

“젊은 친구들과 우리는 완전히 인종도, 뇌 구조도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메일도 없거든요. 어떻게 열고 하는지 몰라요. 문서 작성도 몰라요. (김)재중이가 최신폰을 사줬는데 기능을 몰라 딸에게 물어봤어요. 어떻게 아빠는 그것도 모르냐고 해서 자존심 상하죠. 젊은 친구들과 교류할 순 없는 거예요. 당연히 뒤지죠. 직장 상사들이 젊은 친구들의 능력에 밀리겠다는 불안감이 있을 거예요. 유일하게 하는 건 카톡으로 사진 보내고 문자 작성은 두 손으로 잘해요. 기능은 지금도 모르겠어요.”

김응수는 24세, 19세 두 딸이 있다. 취업 준비 중인 딸이 있어 ‘꼰대인턴’ 이야기에 더 공감했다고 한다. 딸들에게는 독립심, 자립심을 강조하는 아버지다.

“공감 많이 했죠. 잔소리는 아닌데 얘기합니다. 네가 성인이 되면 부모에게 손 벌리지 말라고 고등학생 때 얘기했어요. 20세 성인이 될 때까지만 필요한 돈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죠. 23세까지만 연장해주면 안 되겠냐고 했고 지금은 경제적인 독립을 할 나이가 됐어요. 알바를 일주일에 두 번 나가더라고요. 해보고 힘들면 때려치우라고 말했어요. ‘아빠가 돈 줄 거야?’ 하길래 ‘아니지. 네가 약속했잖아’라고 했죠. ‘먹고 살려면 힘들어도 다녀라’라고 했다면 꼰대인 거죠. 약속을 지키고 있어요.

큰애 입장에서 사회를 보면 사실 취직할 수 있는 직장이 없어요. 젊은 친구들의 고민이 많을 거예요. 다 대기업 가려고 하고 중소기업은 안 가려고 하잖아요. 큰애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올해 졸업했는데 지금까지 뭘 사달라고는 한마디도 안 했어요. 어른들이 특히 부모들은 그 얘기는 해줘야 하지 않나 해요. 성인이 되면 부모에게 손 그만 벌리라고요. 부모님의 역할은 한 아이를 독립시키는 과정 거기까지예요. 이후에는 간섭하지 말아야 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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