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23 07:42
[엑스포츠뉴스=러시아 모스크바, 조영준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올림피크 체육관.관중석 한편에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드는 응원단이 무리지어 앉았다. 이들은 자국 선수가 등장할 때마다 '우크라이나'를 연호하며 자국 선수를 열렬히 응원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최선의 연기를 펼쳤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점수가 나오자 우크라이나 관중석은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 30회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각 국가가 한 종목당 3명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신수지(19, 세종대)와 손연재(16, 세종고)가 '원투펀치'로 4개 종목에 모두 출전하고 나머지 선수인 김윤희(19, 세종대)와 이경화(22, 세종대)가 두 종목씩 나눠서 출전한다.
한 종목당 한 국가에서 3명이 출전할 때,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선수는 각 국가의 '에이스'이다. 우크라이나 대표팀에서 가장 마지막에 출전하는 에이스는 알리나 막시멘코(우크라이나)이다. 막시멘코는 세 종목이 끝난 현재, 중간합계 81.250점으로 개인종합 중간순위 4위를 달리고 있다.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는 모두 개최국인 러시아 선수들이다. 러시아의 에이스는 단연, '리듬체조 여왕'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0, 러시아)이다. 모든 종목에서 러시아 선수들 중, 가장 마지막 순서에 등장하는 카나예바는 줄과 후프, 그리고 볼 종목의 예선 점수를합산한 중간합계 86.475점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카나예바는 이번 대회 줄 종목에서 고전했다. 완성 된지 한 달 밖에 안 된 새로운 줄 작품에 카나예바는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점수는 가장 높은 점수가 나왔고 카나예바는 줄 종목 결선에 진출해 다리아 콘다코바(19, 러시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볼 종목 예선에 출전한 막시멘코는 한 치의 실수도 없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지만 점수는 예상치를 밑돌고 말았다. 막시멘코의 점수가 전광판에 나오자 우크라이나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신경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은퇴를 선언한 '표현력의 여제' 안나 베소노바(27, 우크라이나)는 늘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 문제로 심판진과 갈등을 빚어왔다.
2007년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인 안나 베소노바는 러시아 선수들에 밀려 '2인자'로 머문 비운의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올가 카프라노바(러시아)와 세시나 베라(러시아)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베소노바는 2008년, 18세의 예브게니아 카나예바에 밀려 올림픽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표현력과 무대 퍼포먼스는 최고였지만 고난도 기술에서 카나예바에 밀린 베소노바는 늘 정상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해 일본 미에시에서 열린 ‘제 29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베소노바는 볼과 리본에서는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지만 금메달은 모두 카나예바에게 내주고 말았다.
전 세계 팬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았던 베소노바는 올 시즌 은퇴를 선언하고 정든 매트를 떠났다. 그 빈자리를 막시멘코가 대신하고 있지만 카나예바와 콘다코바의 벽은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리듬체조 최강국인 러시아에 가장 두려운 적수였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아제르바이잔이 부상하고 있고 벨라루시와 카자흐스탄, 그리고 이스라엘이 리듬체조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는 4개 종목과 개인종합, 그리고 단체전 등 모든 종목에서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러시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리듬체조 다크호스들이 어떤 성적을 낼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 =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다리아 콘다코바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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