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잃는 부분 하나 없이 더 강해졌다. 이정후의 믿음의 결과이자 노력의 산물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지난 20일 고척 SK전에서 우월 스리런을 터뜨렸다. 시즌 7호 홈런. 종전 한 시즌 최다 홈런이 6홈런이었던 이정후가 자신의 기록을 새로 쓰는 홈런이었다. 이정후는 "구단 랜선 팬미팅을 할 때 팬분들께 올해는 7홈런을 치겠다고 했었다"면서 "좋은 타구를 치려고 한 것이 홈런으로 이어졌다. 겨울에 준비한 것들이 잘 나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오는 홈런은 보너스라고 생각하겠다"고 얘기했다.
홈런을 친 당시 이정후는 시원하게 배트를 던졌다. 소위 말하는 과감한 '빠던'이었다. 본인이 보기에도 멋진 그림이었다. 이정후는 "나도 모르게 나오긴 했는데, 영상으로 보니까 멋있더라"면서 "아버지한테도 '괜찮지 않냐' 말했더니 아버지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더라. 좀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웃었다. 이내 이정후는 '빠던' 자제 선언을 했다. 그는 "이제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한다. 박병호 선배님처럼 홈런 치고 당연하다는 듯이 조용히 배트를 내려놓는 게 더 멋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홈런 기록에도 보여지듯이, 이정후는 앞선 3시즌과 비교해 놀라운 장타력 상승을 보이고 있다. 아직 100여 경기가 남아있다고 해도 분명 유의미한 수치다. 지난해 0.456이었던 장타율은 올해 42경기를 치른 현재 0.638로 2할 정도가 급상승 했다. 리그 5위에 자리하는 기록이다. 이 가운데 타율은 0.381로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출루율 역시 작년 3할대에서 올해는 4할대를 기록 중이다.
이런 활약에 대해 이정후는 "장타에 약점이 있다보니 신경을 쓰긴 했지만 굳이 약점을 고치려고 장점을 버리고 싶진 않았다"면서 "좋은 장타를 치려면 타율이 깎이는 걸 감수해야 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MLB나 NPB를 봐도 타율을 유지하면서 장타율을 올린 사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믿음을 가지고 다른 선수들을 거울 삼되, 기존 자신의 모습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움직였다. 강한 스윙에서 이어지는 팔로우스루를 고민하면서는 일본프로야구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와 요시다 마사타카(오릭스)의 모습을 많이 참고했다.
궁극적으로 이정후가 '홈런타자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홈런이야 많이 치면 좋겠지만 2루타도 장타이지 않나. 팀에 좀 더 도움이 되는 방향을 봤을 땐 2루타와 3루타를 많이 치면서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정후는 2루타 18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2루타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앞으로도 강하게 치다보면 2루타, 3루타도 나오고 홈런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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