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연수 인턴기자] 개그우먼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가 대한민국에서 개그우먼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던 과거를 회상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개그우먼'에서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그우먼으로 출연해 데뷔 때부터 무명 시절을 거치며 여성에게 더 가혹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과거와 현재의 예능판을 비교하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박나래는 "획기적인 19금 개그로 21기 비공식 차석으로 선발됐다. '한 번에 붙었으니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는 개그맨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한 달 만에 그 생각이 깨졌다. '개그콘서트' 첫 출근했는데 서울대 입학한 전교 1등의 자괴감을 느꼈다. 나는 학교에서 전교 1등이었지만 모아놓고 보니 다들 전교 1등이었다"라며 데뷔 당시를 회상했다.
김지민은 "'연인'이라는 코너로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악플과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개그우먼이 왜 예쁜 척해?'라고 했다"라며, 데뷔 때부터 따라다닌 '미녀 개그우먼' 타이틀의 이면을 털어놨다. 또한 "첫날, 선배들이 저희 기수 여자 3명을 보더니 박나래를 보고 '응 너구나?'라고 이야기했다"라며, '너구나'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나미는 "제가 들어왔을 때 '이번엔 너구나'라고 하셨다. 그때까진 제가 '못생겼다'는 생각을 안 했었다. '귀엽다'라는 말만 들어왔다. 그런데 '귀엽다'라는 말뜻을 개그맨이 돼서 알았다"며 '너구나'의 뜻이 외모 비하의 의미임을 밝혔다.
이어 "제 첫 대사가 '너 뭐야?'라고 물으면 '난 여자다'라는 답이었다. 난 여자여서 여자라고 한 건데 무대가 빵빵 터졌다. 웃길 줄 몰랐는데, 제가 '여자다'라는 게 그렇게 웃겼던 거다. 동기들 중에 그나마 이름을 빨리 알렸던 것 같다"면서 과거 팽배했던 외모 개그의 비애를 토로했다.
김지민은 "나래가 취해서 '나 캐릭터를 바꿀까 봐. 사람들이 나를 못 받아들여서 너무 힘들어"라고 했다. 저도 술김에 '지금은 시대가 너를 안 받아 줄 뿐이다. 난 네 망나니 같은 모습이 너무 좋다. 지금처럼 쓰레기처럼 살아봐. 언젠가 시대가 변해 널 받아주는 날이 올 거야'라고 했다'"며 무명시절 서로를 보듬었던 찐우정을 추억했다.
박나래는 "저는 얼굴로 웃기는 개그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얼굴이 웃음을 주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게 됐다. 그 당시는 그게 용납이 됐다"면서, "개그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불사르겠다. 개그우먼들도 웃통을 까는 시대가 와야 한다. 보여줄 게 아주 많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는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는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우먼으로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하며 맹활약 중이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KBS 1TV
조연수 기자 besta12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