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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수선공' 자문 의사 "신하균 처방, 괴짜 같아도 실제 치료기법 포함"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0.06.11 16:53 / 기사수정 2020.06.11 16:55

신효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신효원 인턴기자] '영혼수선공' 자문 담당 정신과 의사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KBS 2TV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 측은 11일 ‘영혼수선공’ 자문 담당 정신과 의사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영혼수선공’의 자문 담당 의사는 '영혼수선공'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질환 관련 에피소드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것은 정신과 의사로서 의미가 있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영혼수선공'이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이유는 소통의 장이 된다는 것이다. '영혼수선공'은 극 중 환자들을 영혼의 수선이 필요한 사람으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는 치료를 통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시준(신하균 분)은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는 것이라 강조하며 뭉클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자문 담당 의사는 이와 관련해 “'영혼수선공'에서는 다양한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케이스들을 다루면서 정신과 질환들이 부정적이고 무서운 것만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음을 말해주고자 하고 있다”라며 “이 드라마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고 좀 더 친숙하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극 중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 일상에서 심리적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 저 환자 나 같은데?'와 같은 댓글이 종종 보인다. 심리적 병증인지, 건강 염려증에 의한 걱정인지 구분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자문 담당 의사는 “정신과 질환에서 보이는 증상 중 일부는 우리가 삶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을 포함하고 있다”라며 “우울한 기분, 불면, 불안, 분노 등이다. 정신과 질환은 이러한 증상들의 집합체이며, 장애라는 것은 이러한 증상들이 인지, 감정, 대인관계, 행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남으로써 사회적으로나 직업적, 혹은 다른 중요한 삶의 활동 영역에 방해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드라마에서 괴짜처럼 보이는 의사 시준의 치료법은 실제와 얼마나 닮아 있을까. 그는 “얼토당토않아 보이는 이시준의 처방들 안에는 괴짜스러운 방식으로 표현되긴 하였지만 주의 분산법(distraction), 감정 환기(ventilation) 기법 등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면서 실제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치료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정신과 의사 시준과 연극 치료사이자 병을 앓고 있는 우주(정소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늘 역전이 감정을 성찰하고 때로는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서 지도감독을 받기도 한다. 극 중에서 시준은 자신의 역전이 감정을 감지하고 치료구조를 재조정하는 등의 한계설정(limit setting)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 드라마에서는 의사 - 환자 사이의 관계가 아닌 서로의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치유를 해 주는 부분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극 중 명대사인 ‘가장 큰 원인은 고장 난 마음이죠. 그래서 저 같은 수선공이 필요하고요.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는 순간 치료는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의 잣대에 나를 가두지 마세요. 칭찬도 비난도 모두 지나가는 바람이거든요! 다 찰나예요’라는 시준의 팟캐스트 내레이션을 인용,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영혼수선공'을 보며 아픔을 인정하고 위로받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영혼수선공'은 11일 오후 10시 23-24회가 방송된다.

다음은 ‘영혼수선공' 자문 담당 의사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드라마를 보시고 실제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서 논의가 되고 있나요?

A. 정신건강의학과 질환 관련 에피소드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것은 정신과 의사로서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에 더 관심이 가고 기대가 되는 한편 우려감도 존재하지요. ‘영혼수선공’에서는 다양한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케이스들을 다루면서 정신과 질환들이 부정적이고 무서운 것만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음을 말해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고 좀 더 친숙하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 드라마를 보면서 실제 일상에서 심리적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 저 환자 나 같은데?’ 하는 댓글들이 종종 있습니다. 정말 심리적 병증인지, 혹은 건강 염려증에 의한 지나친 걱정인지 구분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을까요?

A. 정신과 질환에서 보이는 증상 중 일부는 우리가 삶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울한 기분, 불면, 불안, 분노 등과 같이요. 정신과 질환은 이러한 증상들의 집합체 (증후군)이며, 장애 (disorder)의 유무에 중요한 것은 증상이 자신의 삶의 기능에 방해를 주는지 아닌지의 여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의 필요성은 정신장애의 진단기준을 모두 만족하지 않더라도 증상으로 인해 나 자신의 정신적 고통의 정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드라마에 나오는 이시준의 치료법이 실제 치료법과 어느 정도 닮아 있나요?

A. 이시준의 캐릭터와 치료법에는 실화보다는 극화에 가까운 요소들이 많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얼토당토않아 보이는 이시준의 처방들 안에는 괴짜스러운 방식으로 표현되긴 하였지만 주의 분산법(distraction), 감정 환기(ventilation) 기법 등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또한 틱 장애 케이스에서 보여준 습관역전훈련(habit reversal training) 이라든지 분노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숫자 세기 같은 방법들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사용하는 행동치료 기법 중 하나이며, 심리극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사용하는 정신치료 기법 중의 하나입니다. 다만, 이러한 기법들은 단독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약물치료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약물 및 정신치료가 함께 병행될 때 치료 효과가 더 좋은 질환이 많습니다.


Q. 의사 시준과 병원 연극 치료사이자 병을 앓고 있는 우주의 경우 전이, 역전이 현상을 겪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케이스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A. 정신치료 중 전이(transference)란 환자가 이전의 중요한 대상과 가졌던 감정과 패턴이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재현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역전이 현상(counter-transference) 이란 치료자가 환자에게 느끼는 전이의 감정입니다. 우주는 전이를, 시준은 역전이를 경험하고 있지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늘 역전이 감정을 성찰하고 때로는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서 지도감독(supervision)을 받기도 합니다.

극 중에서 시준은 자신의 역전이 감정을 감지하고 치료구조를 재조정하는 등의 한계설정 (limit setting)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지요. 이 드라마에서는 의사 - 환자 사이의 관계가 아닌 서로의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치유를 해 주는 부분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이 드라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우주, 시준과 같은 아픔이 있는 사람도 나아질 수 있으며 서로에게 시준, 우주라는 위로를 주는 존재는 꼭 정신과 의사만이 아닌 주위의 가족, 친구, 동료, 심지어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영혼수선공'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인가요? 혹은 이 드라마를 통해 전달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A. 정신건강의학과에 찾아오시는 분들 중 일부는 증상이 생기고 한참 지난 후에야 병원에 방문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참았던 분들도 계시고, 자신의 증상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던 분들도 계시고, 자신만 이상한 사람처럼 여겨지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 방문이 꺼려졌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영혼수선공’은 자신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픈 다른 사람들도 존재하며 내가 힘든 것은 다른 사람과 달라서가 아니라 아픈 것이며 치유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치료에 있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드라마의 제목처럼 우리의 영혼과 마음을 수선하고 위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영혼수선공’에 나왔던 이시준의 내레이션(narration)이 생각납니다. ‘가장 큰 원인은 고장 난 마음이죠. 그래서 저 같은 수선공이 필요하고요.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는 순간 치료는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의 잣대에 나를 가두지 마세요. 칭찬도 비난도 모두 지나가는 바람이거든요! 다 찰나예요.’

enter@xportsnews.com / 사진=몬스터 유니온

신효원 기자 shw12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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