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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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개봉①] 신혜선·배종옥의 촘촘한 연기력, 110분이 아깝지 않다 (리뷰)

기사입력 2020.06.11 09:30 / 기사수정 2020.06.11 09:07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에 믿고 볼만한 한국 영화가 찾아왔다. 

10일 개봉하는 '결백'(감독 박상현)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 분)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이야기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 정인이 엄마 화자가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받자 십여 년 만에 고향 대천을 찾게 되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아빠 태수의 학대로 연을 끊고 살아왔던 정인은 오랜만에 찾은 집에서 사건과 관련한 수상한 흔적들을 발견하게 되고 고모부(고창석)과 순경이 된 동창 양왕용(태항호)의 도움으로 점차 진실에 가까워진다. 

비밀이 많은 추시장의 방해 공작은 거세고 친근한 이웃인 줄 알았던 마을 사람들은 의뭉스러운 행동으로 믿음을 주지 않는다. 급성 치매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화자와 자폐증 동생 정수(홍경)를 지켜야 하는 주인공 정인이 마지막 재판에서 엄마의 결백을 밝힐 수 있을지, 영화는 관객들을 정인의 시선에 몰입하게 만들며 마지막까지 적절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결백'은 극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많은 법정신과 모녀의 신파, 때에 맞춰 풀리는 사건의 실마리 등 자칫 지루함을 줄 수 있는 포인트가 더러 있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반전들로 우려들을 말끔히 지워냈다. 특히 점점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은 평화로워 보였던 시골마을에 장례식 막걸리 살인사건이라는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시킨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극적인 서사에 힘을 실어줬다. '결백'이 스크린 첫 주연 데뷔인 신혜선은 진실을 마주하며 폭발하는 정인의 심리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풀어냈다. 무엇보다 여러 작품을 통해 인정받은 정확한 딕션과 눈물 연기가 변호사 정인 역에 맞춤이었다는 평가다. 

연기 갈증을 풀기 위해 '결백'을 선택했다는 배종옥은 치매에 걸린 노인 역을 위해 특수분장도 불사하며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나섰다. 특히 대과거, 과거, 현재까지 20대부터 60대를 오가는 열연은 '역시 배종옥'이라는 감탄을 부른다.

또한 배만 볼록한 노인의 마른 몸, 팔자걸음, 작은 주름과 점 하나까지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는 추시장 허준호의 섬세함, 자폐 장애를 가진 정수를 훌륭하게 연기한 홍경, 치열한 이야기 속 소소한 웃음을 준 태항호까지 '결백' 배우들의 연기에는 빈틈이 없다.

박상현 감독의 섬세한 연출도 인상적이다. 장례식에서 막걸리를 먹고 사람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원테이크로 담아낸 오프닝은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며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였고, 엄마를 변호하는 정인의 법정신의 앞과 뒷부분을 핸드헬드 촬영 기법으로 구분하며 진실을 마주한 전과 후의 차이를 표현했다. 

앞서 '결백'은 지난 3월과 5월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 개봉을 미룬 끝에 어렵게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여전히 위험이 존재하고 있지만 예방을 철저히 한다면 '결백'을 위해 극장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110분. 15세 관람가.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키다리이엔티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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