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11 17:25 / 기사수정 2010.09.11 17:25
[엑스포츠뉴스=목동,김현희 기자] 허세환 감독이 봉황대기 8강을 끝으로 고교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광주일고는 새 감독 인선에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미추홀기를 비롯한 큰 대회를 앞두고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인물을 물색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광주일고를 졸업한 인사들이 감독으로 물망에 올랐지만, 학교 측의 선택은 '내부 승진'이었다. 김선섭 코치의 감독 승격이 바로 그것이었다.
신임 김 감독은 인천 미추홀기 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김 감독은 유창식이 아닌 2학년 이현동, 이기범 등을 선발로 실험하는 등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추홀기 대회의 목표는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광주일고가 미추홀기 대회에서 4강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2010 고교야구 최강전을 앞두고 충분한 몸풀기에 성공했던 셈이었다.
초보 감독으로서 훌륭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최강전에서의 성적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서울 대회와 지방 대회의 무게감은 그만큼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휘문고와의 첫 경기에서 2학년 이현동을 앞세워 승부 치기까지 가는 끝에 신승한 광주일고는 이후 4강전에서도 이현호(두산 베어스)가 버티고 있던 제물포고에 승리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결승에서도 노장 이종운 감독이 이끄는 경남고마저 6-1로 격파하며, 올 시즌 고교야구 최강자로 오르는 데 일조했다.
물론 광주일고 호성적의 상당 부분은 전임 허세환 감독에 의지한 바가 크다. 그러나 허 감독이 물러난 직후에도 전력을 추슬러 다시 호성적을 내기란 어려운 법이다. 내년 시즌 김 감독의 선전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한 걸음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결승전 직후 "긴장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우승 경험이 많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한, 자신을 믿어 준 학교측에도 감사 인사를 전하며 내년 시즌 선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초보 감독의 반란'으로 막을 내린 2010 고교야구 최강전. 그의 도전이 2011시즌에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명문 고등학교의 야구부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최강전에서 지도상을 받은 김선섭 감독 ⓒ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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