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11 08:16 / 기사수정 2010.09.11 08:17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시즌 막판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롯데 공격 야구의 핵심 타자들인 조성환, 홍성흔, 이대호의 컨디션이 동반 하락세다. 이미 왼손등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인 홍성흔에 이어 주포 이대호마저 햄스트링 통증으로 당분간 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도 사구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9일 잠실 LG전. 잠실 구장 전광판에 뜬 롯데의 선발 라인업을 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조성환, 홍성흔, 이대호, 가르시아가 동시에 라인업에세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 대신 정보명, 문규현, 황성용, 장성우 등이 선발로 기용됐다.
경기는 8회 강우 콜드게임 끝에 3-0으로 롯데가 승리하면서 4강 확정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올 시즌 유독 연승-연패로 모든 팀의 순위가 요동쳤던 흐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로이스터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무리하게 경기에 출장시키지 않는다. 4위 확정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 감독이 어째서 주전 선수들을 4명이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인가. 이는 결국,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의 작은 위험요소를 간과하지 않는 로이스터 감독의 배려라고 봐야 한다.
사실 현재 홍성흔을 제외한 이대호, 조성환, 가르시아는 당장 경기에 나서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은 지금 이들이 작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참고 경기에 나설 때 정작 포스트시즌이라는 거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로이스터 감독의 이러한 성향은 그가 롯데에 취임한 이후부터 꾸준히 이어진 것이다. 아무리 중요한 경기가 눈 앞에 다가오더라도 선수가 조금만 다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과감하게 백업 선수들을 출장시킨다.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경기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는 대부분의 국내 감독과 다른 모습이다. 국내 감독들도 물론 부상을 입어 러닝조차 어려운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성환처럼 심리적인 문제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는 선수를 경기에서 쉽게 뺄 정도로 선수를 보호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감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감독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중요한 경기라면 약간의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 역시 경기에 출장시키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프로 선수라면 조금만 아파도 쉬는 것을 프로 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수도 이에 익숙해져 있다.
국내 감독들과 선수들은 어느 정도 아프더라도 참고 뛰는 것이 프로정신에 입각한 투지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출신인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가 조금이라도 아픈 상황에서 참고 뛰는 것을 어리석은 일로 생각한다. 이는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과 관점의 차이일 뿐이다.
국내감독과 로이스터 감독 모두 지향점은 선수들을 잘 관리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단지 그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 속에서 로이스터 감독이 문화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고, 국내 감독과는 다른 성향에 롯데 선수들도 지난 3년간 충분히 적응돼가고 있다.
크고 작은 부상과 컨디션 하락에 시달리는 롯데 중심 타선의 포스트 시즌은 어떻게 될 것인가. 팀 성적과 팀이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선수를 보호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의도가 맞아떨어질지 주목된다.
[사진-로이스터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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