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10 07:54 / 기사수정 2010.09.10 07:54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9일 잠실 구장. 마운드에는 타선 지원 없이 장대비를 맞으며 롯데의 공격을 막아내던 LG 봉중근(30)이 8회초 손아섭의 타구에 글러브를 낀 오른손 바닥을 강타당했다. 그렇게 봉중근은 아쉬움을 남긴 채 교체돼 패전투수가 됐다. 이는 마치 올 시즌 봉중근의 행보를 그대로 축약해놓은 듯했다.
3대 키워드 요령-책임감-불운
봉중근은 작년 3월 WBC에서 맹투를 펼치더니 그 후유증이 시즌 막바지에 그대로 찾아왔다. 시속 150km를 상회 했던 직구 최고 구속이 약 145km 대 정도로 줄었다. 주무기인 너클 커브와 체인지업의 기막힌 조합으로 상대 타자들을 능구렁이처럼 돌려세웠다.
더욱이 LG는 그가 입단한 후 단 한 번도 상위권에 올라본 적이 없었다. 올 시즌에도 그를 제외하고 1년 내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돈 투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세한 팔꿈치 통증을 참아가며 팀을 위해 투혼을 불살랐다. 에이스다운 책임감이었다.
8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비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 7이닝 5피안타 3실점의 역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타자들이 롯데 선발 장원준에게 꽁꽁 묶여 그에게 득점 지원을 전혀 해주지 못했다. 8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그의 득점 지원은 4.79. 공격력이 강한 LG라는 걸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2% 부족했던 에이스
그는 10일 현재 27경기에 선발 등판, 10승 9패 평균자책 3.48을 기록 중이다. 173⅓이닝을 소화하며 류현진에 이어 이닝 소화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26경기에서 172⅓ 이닝을 소화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닝 소화 능력이 소폭 감소했다.
이는 올 시즌 그가 완투, 완봉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지만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서 많은 이닝을 끌고 가지 못했다. 이는 구속 저하와 미세한 제구력 난조와도 연관이 있다.
그는 지난 시즌 4사구가 71개였으나 올 시즌에는 벌써 81개다. 9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0-1로 뒤지던 6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정보명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내준 것이 봉중근에게 더 없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잘 던지다가도 가끔씩 대량 실점하는 등 기복 있는 투구를 한 것도 아쉬웠다. 봉중근은 전반기 단 2차례 5자책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3자책점 이하로 상대 타선을 막았으나 후반기에는 5자책점 경기가 3차례, 4자책점 경기가 1차례였다. 확실히 후반기 들어 기복이 심해졌다.
박종훈 감독은 이미 순위 다툼이 끝났음에도 봉중근을 시즌 끝까지 등판시킬 것임을 알린 바 있다. 8일 잠실 롯데 전에서 손바닥에 공을 맞은 이후 큰 이상이 없다면, 앞으로 2차례 정도 더 나서면서 유종의 미를 노리는 동시에 본격적인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은 기본적으로 장점이 뚜렷한 투수다. 다만, 올 시즌에는 마운드가 약한 LG의 에이스로서 약간의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 팀은 8년 연속 가을 잔치에 탈락했지만, 그는 가을에 조국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을 향한다. 봉중근의 올 시즌 마무리는 어떻게 장식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봉중근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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