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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35)] 이번 시즌 주목할 브라질 선수는? ①

기사입력 2010.09.09 13:14 / 기사수정 2010.09.09 13:14

박문수 기자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는 매주 목요일 브라질 축구에 정통한 본지 박문수 기자를 통해 브라질 축구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연재물 '삼바 토크'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축구는 영국이 만들었지만, 브라질이 완성했다’라는 말이 있다.

1800년대에 이르러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체계를 갖추게 된 축구사에서, 브라질이 차지하는 비율은 막대하다. 그들은 지금까지 열린 19번의 월드컵에서 5번이나 우승했고, 넓은 선수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축구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이번 2010/11시즌 여름 이적 시장에서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숱한 루머를 뿌리며 새로운 소속팀에 정착하기도 했다. 혹은 원소속팀에서 변화될 모습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삼바 토크에서는 총 세 번에 걸쳐 2010/11시즌 유럽 무대에서 주목해야 할 브라질 출신 선수들에 대해 조명하도록 하겠다.



1. 호비뉴, 파투, 호나우지뉴 (이하 AC 밀란)

AC 밀란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승자가 된 몇 안 되는 클럽 중 하나다. 그들은 이적 시장 중반까지 부진한 행보를 이어갔지만, 막판 각각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호비뉴를 영입하며 판타스틱 4를 구성했다.
 
그럼에도, 판타스틱 4는 실효성에서 의문이 든다.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서면 자칫 공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밀란 감독은 4명의 선수 중 3명의 선수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로테이션 체제로 공격진을 운영할 것이다.
 
한편, 호비뉴의 합류로 밀란은 지난 2007/2008시즌 아주 잠깐 보여준 카-파-로(카카, 파투, 호나우두)에 이은 새로운 ‘브라질 트리오’ 호비뉴, 파투, 호나우지뉴를 결성하게 됐다.

전통적으로 밀란이 브라질 출신 선수와 좋은 성적을 거뒀음을 고려할 때, 이들의 활약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새롭게 합류한 호비뉴는 EPL에서 보여주지 못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의 재능을 만개할 필요가 절실하다. 그는 대표팀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간판 공격수로 성장했지만, 정작 소속팀에서는 부진한 활약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AC 밀란에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많다는 점과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 파투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이탈리아 생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호나우지뉴와 파투 역시 호비뉴(혹은 즐라탄)의 합류로 이번 시즌 더욱 원활한 공격 전개 및 공간 침투의 기회가 생겨 지난 시즌보다 더욱 좋은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른쪽 윙 포워드라는 제한된 포지션으로 자신의 장기를 살리지 못한 파투는 자신에게 밀집된 수비진을 풀어줄 수 있는 동료의 덕으로 득점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2. 헐크(FC 포르투)

‘마블 코믹스가 배출한 캐릭터 녹색 괴물’ 헐크는 거대한 덩치에서 나오는 강력한 움직임으로 상대에게 큰 두려움을 주는 캐릭터이다.

지난 2008/09시즌 후반기 그라운드에 갑자스럽게 등장했던 괴물은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닌 FC 포르투 소속의 공격수 헐크이다. 그는 내로라하는 클럽의 레이더망에 포착되며 자신의 재능을 만개할 기회를 얻었지만, 정작 시즌 내내 부진한 활약으로 팀 내 입지를 잃었다. 이에 그를 원하던 클럽들의 구애는 현저히 줄어들었고, 기대를 모은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 승선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시즌 180도 달려졌다. 리그 초반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팔카오 가르시아에 내준 주전 자리를 다시금 꿰차고자 전진하고 있으며, 마누 메네세스의 배려로 대표팀에 복귀했다.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빠른 발과 키핑력은 브라질리언 특유의 삼바리듬과 더해져 절정의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탁월한 신체적 능력에서 비롯된 강력한 슈팅력은 차세대 브라질 대표 공격수라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 안드리(디나모 키예프)
 
2010년 현재, ‘상파울루의 대표’ 클럽 산투스는 제3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미 캄페오나투 파울리스타와 코파 두 브라질에서 우승하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 진출했음은 물론, 네이마르와 파울루 엔히크 간수라는 최고의 유망주를 발굴하는 성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다가 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호비뉴까지 잠시 왔다가 갔으니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 설렜을 것이다.
 
그러나 산투스에는 호비뉴, 네이마르, 간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메네세스호에 두 번 연속 공격수로 발탁되며 기대를 모으는 안드리라는 수준급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 시즌 산투스 B팀에서 승격 직후, 15경기 7골을 기록하며 브라질 차세대 공격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의 디나모 키예프는 안드레이 세브첸코의 파트너이자 잠재적인 대체자로 그를 영입했다. 최근 동유럽, 특히 우크라이나가 브라질 출신 유망주를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꾸리는 만큼 1990년생 안드리의 유럽 첫 시즌에 기대를 모아 본다.

4. 아드리아누(AS 로마)
 
아드리아누는 자신이 가진 재능 보다 문제아의 이미자가 강한 선수 중 하나다. 지난 2001년 플라멩구를 떠나 인테르 밀란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한 그는 첫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임대 신분으로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다. 그러나 이후, 파르마에서 아드리안 무투와 전성기를 보내며 원소속팀 인테르로 복귀하는 데 성공, 본격적인 축구 인생을 펼치기 시작한다.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개인기와 유럽인의 신체적 능력이 더 해졌다는 평을 받은 아드리아누는 위협적인 왼발 슈팅과 포스트 플레이, 빼어난 활동량, 묵직한 드리블로 이탈리아 리그를 정복한 공격수가 된다. 여기에 엄청난 폭발력도 겸비했으니 만능 공격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드리아누는 잇따른 돌발 행동으로 인테르 팬들의 원성을 낳은 인물이다. 특히 인테르 소속으로 지난해 4월 페루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을 위해 브라질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일방적인 잠적으로 소속팀과의 계약 해지를 마치고 나서 돌연 플라멩구로 입단했다.
 
플라멩구에 입단한 아드리아누는 1992년 이래로 우승과 인연이 없던 플라멩구를 페트코비치, 클레베르송 등과 함께 17년 만에 브라질레이랑(브라질 전국리그) 정상에 올리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이 때문에 그의 부활이 확실해 보였지만, 정작 우승의 영광에 취한 듯이 또다시 안 좋은 품행으로 불안감을 일으켰다. 게다가 카를루스 둥가의 절대적인 신임으로 브라질 대표팀 일원으로 월드컵 출전이 가능해 보였지만, 현격히 줄어든 활동량으로 볼프스부르크의 그라피테에 밀리며 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
 
잇따른 악재로 다시금 잊힌 재능이 될 뻔한 아드리아누에게 구애의 손길을 내보낸 팀은 이탈리아의 AS 로마였다. 그들은 임대가 만료된 루카 토니의 공백을 메우고자 아드리아누를 영입하며 새 시즌을 맞이했다. 적어도 재능만큼은 확실하니 그의 활약에 따라 로마의 리그 선전 여부가 갈릴 것이다.

5. 더글러스 코스타(샤흐타르)

지난 2009/10시즌 여름 이적 시장에서 '브라질의 메시'라 불리며 이적 시장을 달군 더글러스 코스타는 이번 년도 아우렉스 테세이라와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에 입단했다. 그는 브라질 선수 특유의 화려한 삼바 개인기와 지능적인 플레이가 접목됐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공격의 파괴력에 힘을 실어 넣어주는 유망주이다.

또한, 현란한 드리블 돌파와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구사하는 모습은 향후 브라질을 이끌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대변한다. 이에 메네세스 감독은 이번 9월 엔트리에 그를 발탁,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갔다.

그레미우 유스팀과 남미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주력을 이용하여 중앙선부터 상대 수비수를 교란시키며 치고 들어오는 돌파력은 아주 위협적이다. 또, 현란한 발재간에서 나오는 트래핑 그리고 동료를 지능적으로 활용하며 공격의 포문을 여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는 그의 찬란한 미래를 암시한다.

게다가 지난 시즌 그레미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잊힌 유망주로 전락할 뻔한 상황에서 입단했던 샤흐타르에서 자신의 재능을 본격적으로 만개하기 시작, 앞으로의 활약상이 더욱 기대되는 초특급 유망주다.

[사진= 호비뉴, 파투, 호나우지뉴, 헐크, 안드리, 아드리아누, 더글러스 코스타 프로필 (C) AC 밀란, FC 포르투, AS 로마, 디나모 키예프, 샤흐타르 공식 홈페이지 ]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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