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수비는 예년과 분명 다르다.
흔히 강팀이 되는 조건으로 수비력을 먼저 꼽는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는 정반대였다. 스탯티즈 기준 평균대비수비승리기여(WAA)가 무려 음수였다. -6.751로 압도적 최하위였다. 비단 실책 수만 보고 표면적으로 평가해도 114개로 가장 나빴다. 수비 실수가 패배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에서 대대적 수술이 필요했다. 센터 라인 변화가 최우선 과제였다. 딕슨 마차도, 안치홍을 영입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결과물은 금방 나왔다. 개막 4주 차까지 수비효율(DER)은 0.694로 전체 2위다. 지난해 0.660으로 최하위였지만 반등이 있었다.
그중 마차도 몫이 크다 봐도 무방하다. 마차도의 WAA는 0.510으로 높다. 전체 유격수 가운데 1위다. 실제 실점을 억제하거나 수비로써 이기는 데 미치는 영향력이 컸다는 얘기다.
최정상 수비를 자랑하지만 개막 첫 주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때와 달리 2할 초중반대 머무는 타격은 비판 대상이 되기 좋았다. 물론 영입 당시 기대치 0.280 안팎의 타율과는 당장은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은 섣부른 판단보다 시즌이 마치고 다시 짚어야 한다고 했다.
허 감독은 30일 잠실 두산전 브리핑에서 "(상대 팀의) 분석도 분석이지만 우리는 수비 위주로 평가해 데려왔다"며 "수비를 정말 잘 해 주고 있어 오히려 고맙다. 그정도만 해 주면 앞으로도 고마울 것"이라고 되레 감쌌다. 사이클이 있는 타격에서 지금 기복을 보이지만 수비에서 꾸준히 승리 확률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로 증명하듯 마차도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배를 막았다. 3-3으로 비기고 있는 연장 10회 말 1사 1루에서 오재원이 치는 빠른 공이 유격수 방면으로 향했다. 언뜻 마차도 키를 넘길 것 같이 보였지만 마차도는 펄쩍 뛰어 올라 잡고 귀루 못 한 1루 주자 안권수까지 잡았다. 만일 안타였으면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리고 롯데는 연장 11회 초 5득점을 내 3연전 싹쓸이 패배는 면할 수 있었다. 마차도가 지금 당장 덜 맞혀도 가치 있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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