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이성열(26, 두산 베어스)은 1년 사이에 신분 변화를 확실하게 경험한 선수 가운데 하나다.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모습을 떠올려보면 확실해진다. 지난해 9월 이성열의 자리는 벤치였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코멘트를 했다. 1군에 머무르는 것조차 그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러나 2010년 9월의 이성열은 두산에 없어서는 안될 주전 외야수다. 시즌 초반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꽉 움켜쥐더니 줄곧 레귤러 자리를 지켰다. 호쾌한 스윙에서 나오는 홈런포가 데뷔 8년차인 올해 드디어 터지기 시작한 것.
7일 문학 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도 이성열의 방망이가 빛을 냈다. 0-0 동점이던 3회초 2사 후 이성열은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미터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두산은 4-0으로 이겨 이성열의 한방은 결승 타점이 됐다.
이성열은 "타석에 들어서면서 변화구를 노렸다. 그런데 카도쿠라의 포크볼이 좀 밋밋하게 들어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속 131km의 포크볼은 이성열의 배트와 충돌하고는 시원하게 뻗어나가 시즌 22호 홈런이 됐다. 팀내 최다 홈런이다.
이어 이성열은 "잔여 경기에서는 아프지 않아야 한다. 가을 야구(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음편히 포스트시즌을 겨냥하는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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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성열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