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주석태는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악역 문성호 역할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문성호는 이정훈(김동욱 분)과 여하진(문가영)을 훼방 놓는 것은 물론 목숨까지 위협하는 빌런이었다. 이정훈의 연인이던 정서연(이주빈)의 호의를 사랑으로 착각해 병적으로 스토킹했고 살인까지 저질렀다. 이정훈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그는 정신병원에 수감된 이후에도 이정훈과 여하진을 위협하며 불안함을 조성했다.
문성호는 이후 서연이 죽은 장소에서 투신을 택했다. 하지만 목숨은 붙어 있는 채 사지마비가 되며 죗값을 치렀다.
“대본이 나갈 때까지 저희는 몰랐어요. 감독님에게 문성호가 어떻게 되냐고 여쭤봤거든요. 아마 죽지 않을까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문성호가 원하는 결말일 것 같아 의아했어요. 14회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죽나 싶었는데 다음 페이지를 보니 식물인간이 됐더라고요. 감독님과 설정한 부분이 눈은 깜빡거리고 눈동자는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는데 신체는 다 죽었어요. 정신은 말끔한 거죠. 촬영할 때 동욱 씨가 서 있는 게 반사돼서 보였어요. ‘일어나서 갈아 마셔야 해’라는 생각을 했는데 눈이 그렇게 무섭게 나올지는 몰랐어요.” (웃음)
멜로와 스릴러가 녹아든 이 드라마에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악역 노릇을 톡톡히 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감독과 배우들 덕분에 현장에서 무리 없이 열연할 수 있었단다.
“오현종 PD님이 좋으셨어요. 굉장히 너그럽고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끌고 가셨어요. 섬세하셔서 배우가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원해주세요. 배우가 하고 싶은 걸 원 없이 하게 해주시거든요. 동욱씨도 사람이 좋아요. 역할을 수행해야 하니 말은 별로 없었어요. 저도 낯을 가려서 현장에서 크게 잡담을 잘 안 하고요. 문가영 씨도 한 번밖에 못 봤어요. 문성호가 계속 치료 감호소에 있어서 혼자 찍었거든요. 배우들끼리 종방연(지난 13일)을 하는데 이제 친해지려고요.”
그간 악역을 주로 맡았지만 실제로는 유기묘를 돌보는 따뜻한 면을 지녔다. 고양이 털 알레르기도 극복하고 돌볼 정도로 고양이 사랑이 대단하다.
“집에서 길고양이, 아픈 고양이들을 8마리 키우고 있어요. 밖에서 밥을 주는 애들도 몇 마리 있고요. 애니멀 호더도 아니고 고양이들의 복지가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아 분리해놨어요. 연습실에 3마리, 집에 5마리가 있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수입의 절반은 고양이에게 가요. 사료나 병원비 같은 게 들거든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는 있지만 캣대디까지는 아니에요.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나중에는 많은 애들을 먹이려고 해요.”
갑수목장에 대한 분노도 내비쳤다. 갑수목장은 수의대 출신 유튜버로 유기묘를 치료해주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 이면에는 조회수를 위해 고양이를 학대하거나 굶기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갑수목장으로부터 고양이를 입양한 배우 유승호가 "동물은 평생 사랑만 해줘도 부족하다. 제발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당부와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고양이는 내 삶의 반’이라고 할 만큼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주석태 역시 “너무 화났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SNS에 “염반장, 문성호 어벤져스 나서야 정신 차리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가끔 (채널에) 들어가곤 했는데 모든 분들이 화가 났을 거예요. 돈만 버는 게 아니고 그걸로 동물병원을 짓는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속으로는 훨씬 더 화가 났는데 많이 순화시켜서 올려놓았어요. 고양이, 유기묘 등 홍보대사 제의를 받긴 했는데 저보다 유명한 분들이 해야 할 것 같아서 사양했어요. 악역을 많이 해서 누가 될 것 같기도 했어요. 대중들이 더 많이 사랑해주실 때 자처해서 하려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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