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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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오서 드림팀, 만남부터 이별까지

기사입력 2010.08.24 15:0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28.56점.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여자 싱글 선수들이 다다르지 못했던 점수가 나왔다. 여자 싱글 프로그램 중, 가장 어렵다고 평가를 받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를 완벽하게 연기한 김연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봤다.

그리고 곁에서 함께 감격에 겨워했던 이가 있었다. 주니어 정상에 있던 김연아를 올림픽 챔피언으로 이끈 브라이언 오서 코치였다.

지난 2007년부터 김연아의 전담 코치가 된 그는 김연아를 현존하는 최고의 스케이터로 완성시켰다. 그랑프리 파이널 3회우승과 세계선수권 1회 우승,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감격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오서는 김연아와 바늘과 실과 같은 관계였다.

지난 200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오서와 김연아의 합작품이 처음으로 세상을 흥분시켰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록산느의 탱고'를 연기한 김연아는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장내를 가득메운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당시 김연아는 고관절에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부드러운 지도방식과 융합되면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나갔다.

이듬해인 2007-2008 시즌 그랑프리파이널을 제패한 김연아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2008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하지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전년도처럼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던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쳤지만 또다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연아가 부상의 늪에서 회복한 2008-2009 시즌부터 김연아와 오서 콤비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를 가지고 등장한 김연아는 그해 4대륙 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라섰다.

김연아가 연기를 펼칠 때마다 오서는 "넌 이미 준비돼 있다.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넌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말로 김연아의 사기를 북돋아 줬다. 오서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김연아의 '토털패키지' 기량은 조화롭게 융화됐다.

결국 2009 미국 L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역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한 김연아는 진정한 세계챔피언의 자리에 우뚝섰다.

그리고 김연아와 오서는 대망의 올림픽 시즌을 맞아 다시 한번 힘을 모았다.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조지 거쉰의 협주곡'으로 무장한 김연아는 오서 코치의 권유대로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으로 교체했다.

트리플 플립에 유독 제동을 많이 거는 심판진 때문에 김연아는 이를 수정했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점프와 함께 김연아의 ‘필살기 기술’인이 점프는 아사다 마오(20, 일본)의 트리플 악셀보다 훨씬 위력이 있었다.

지난 시즌동안 이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성공시킨 김연아는 출전하는 모든 대회를 휩쓸었다. 그리고 최종목적지였던 밴쿠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올림픽이 끝난 뒤, 국내에 입국해 한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리고 먼 타지에서 온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해준 브라이언 오서의 말을 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김연아와 오서 사이에도 벽이 생기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주)올댓스포츠는 "지난 5월, 타 선수 코치 제의설로 김연아와 오서는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러한 관계로 인해 김연아는 지난 6월부터 사실상 혼자 훈련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 올댓스포츠는 "8월 초 김연아측은 오서코치에게 공백기를 가지자는 제안을 하였고 오서 코치는 이에 동의했으며 김연아는 오서 코치 없이 홀로 훈련을 하고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안무 연습을 진행해왔다"고 덧붙었다.

오서는 실제로 김연아 외에 남자 싱글 선수인 아담 리폰(21, 미국)과 크리스티나 가오(미국)등의 지도하고 있었다. 또한, 김연아 외에 타 선수 코치 제의설이 나오면서 관계는 한층 악화되었다.

브라이언 오서와는 결별하게 됐지만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과는 계속 함께할 예정이다. 그러나 피겨 역사를 새롭게 장식한 오서-데이비드 윌슨-트레이시 윌슨-김연아의 '드림팀' 모습은 더 이상 볼수 없게 됐다.

[사진 = 김연아, 브라이언 오서, 데이비드 윌슨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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