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8.17 16:58 / 기사수정 2010.08.17 17:12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지난 11일(이하 한국 시각)에 열린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A매치가 해외 리그(J리그 제외)에서 활약 중인 태극전사들의 주말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캡틴'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17일 새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교체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박지성의 체력 안배를 고려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로테이션 시스템' 운용의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지성이 5일 아일랜드 올스타와의 친선전에서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던 것을 비롯해 8일 첼시와의 커뮤니티실드에는 선발출장하며 우승에 공헌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기성용(셀틱) 역시 지난 14일 오후에 열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교체 명단에는 포함되었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그나마 박주영(AS모나코)은 사정이 나았다. 무리한 일정에도 팀 내 사정상 경기 출장이 불가피해 체력적인 문제가 염려됐지만, 15일 새벽 열릴 예정이던 시즌 2라운드가 폭우로 인해 18일로 연기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된 것.
반면 이번 대표팀 소집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청용(볼턴)과 차두리(셀틱)는 모두 개막전에서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하며 대조를 이뤘다.
이청용은 지난해 8월, 2009 K-리그 시즌을 절반쯤 치른 뒤 곧바로 볼턴에 이적,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을 풀타임 주전으로 소화했다. 여기에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연달아 치르면서 체력이 소진된 상태였다. 이에 이청용은 조광래 감독의 배려로 이번 나이지리아전 대표팀 소집에서 제외됐다.
조광래 감독은 차두리 역시 셀틱 이적 후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번 대표팀 소집에서 차두리를 부르지 않았다.
이처럼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한 국내 평가전이 해외파의 개막전 활약에 영향을 미치자, 일각에서는 무리한 A매치 차출로 해외파 선수들이 소속팀 내 입지에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에 대해 '대표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입을 모은다. 박지성은 지난달 27일 월드컵 휴식기를 마치고 영국으로 출국하면서 "감독님이 불러주신다면 선수인 이상 A매치에 당연히 와야 한다."라며 기꺼이 A매치에 참가할 것이란 뜻을 밝힌 바 있다.
기성용 역시 지난 7일 입국하면서 "피곤하기는 하지만 대표팀에서 뛴다는 것은 큰 의미다. 대표 선수이기에 체력적인 부분도 다 이겨내야 하고 소속팀에서도 잘해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지성과 더불어 가장 오랜 해외리그 생활을 겪었던 이영표 역시 "체력적인 문제는 자기 관리만 잘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일정 속에서의 프로로서의 자세를 강조했다.
또한 지난 나이지리아전은 국제축구연맹(FIFA)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A매치 데이였기 때문에 규정상으로는 해외파 소집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앞으로 9월(이란)과 10월(일본)에 국내에서 있을 A매치다.
유럽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일 때이어서 K-리그와 J리그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할 수도 있지만, 올해는 다른 때와 사정이 약간 다르다.
대표팀이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50여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아시안컵 이전에 공식 A매치데이는 이때뿐이다. 따라서 조광래 감독으로서는 대표팀의 주력 선수들인 해외파와 국내 선수들 간의 호흡을 맞출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해외파의 리그 일정에도 적잖이 무리를 줄 가능성도 없지 않아 해외파의 A매치 소집과 관련된 논란은 쉽게 수그러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막전 결장이 다음 경기 출장을 위한 체력 비축 차원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A매치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일희일비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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