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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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찍어본 적도 없어"…누구보다 솔직해서 매력적인 래퍼, 원썬 [입덕가이드X너힙아⑦]

기사입력 2020.04.10 15:00 / 기사수정 2020.04.10 14:06

이덕행 기자
팬덤을 키워 나가고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수들, 혹은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가수들을 엑스포츠뉴스가 자세히 소개해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입덕'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최근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힙합 팬들의 소소한 추억을 자극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인데요.

힙합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은 시기 묵묵히 기반을 다져놓은 '아재 래퍼'들의 현재 모습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추억을 소환했고 또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신선한 매력을 자랑했습니다.

엑스포츠뉴스는 방송에서는 찾기 힘든 '아재 래퍼'들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기 위해 직접 작성한 입덕가이드를 요청했습니다. 총 12명의 아재 래퍼들은 처음 작성해보는 입덕가이드에 재미있어 하면서도 진지한 고민을 했고 서로의 답변에 유쾌한 디스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2주차 세 번째 주자는 래퍼 원썬입니다.

(해당 인터뷰는 3월 31일 배치기와 원썬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잘 지내고 있습니다"

Q. 입덕 가이드가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답변도 마찬가지네요. 본인이 좋아하는 '웬만한 것'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물건이나 사람. 그런 거면 다 좋아해요"

Q. 본인의 입덕 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많은 분들이 저한테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다 보면 어떤 방향이 정해지기 마련이고 그 방향을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저한테서도 그 모습을 보신 것 같아요. 결과가 좋거나 히트곡이 있는 뮤지션이 아닌데 제가 음악을 하는 과정에서 동질감을 느꼈을 것 같아요. 음악 하겠다고 갖은 일을 다해가면서 그걸 지키는 과정에서 매력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너무 다르지 않으니까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정말 방송과 실제 모습이 똑같은 선배님이에요. 그런 게 정말 멋있어요"(탁)

"누구 앞이라 이렇게 대처하고 또 다른 사람 앞이라 다르게 대처하고 그런 게 없는 분이에요. 그런 게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무웅)

Q. 반면 리즈 시절에는 강렬하게 엑스자를 그으셨네요.

"방소에서도 많이 얘기했는데 안 나가더라고요. 사실 출연자 중에 정점을 찍어보지 못한 유일한 뮤지션이 저에요. 다른 멤버들은 어떤 식으로든 정점을 찍었는데 저는 결과 없이 존재만 해왔던 사람이죠. 그래서 리즈 시절은 없는 것 같아요"

Q. 그럼에도 프로그램에 섭외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죠. 정점을 찍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다 프로그램적으로 사용 용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는 이렇게 쓰이고 또 누구는 저렇게 쓰이고. 그런 것에 좋아하거나 싫어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Q. 주특기는 운전이라고 적어주셨어요.

"바퀴달린 것은 다 잘타요. 운전은 저보다 잘하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아요. 하면서도 재미있고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Q. 본인의 곡 중에서는 '서사'를 추천하셨네요.

"안 쪽팔린 노래에요. 지나고 나서 들어봤을 때 안쪽 팔린 노래가 몇 개 없더라고요. 그중에서 가장 쪽팔리지 않은 노래에요"

Q. 다시 들어봤을 때 쪽팔린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떳떳하지 못하다는 뜻이죠.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당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예전에 냈던 노래를 다 다시 녹음할 생각도 갖고 있어요. 지금의 나라면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서사' 같은 경우에는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수용치로 표현한 최적의 노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사'는 재녹음도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Q. 10년 전의 자신에게는 '언제나처럼 마다하지 말아라'라고 말하고 싶은 이유는요.

"지금 결과를 아니까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 저는 무식해서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생각을 많이 하기보다는 겪으면서 뚫고 나가는 편이에요. 그러면서 만들어지는 과정에 의의를 두고요. 예전에 마다했던 게 있을지도 모르죠. 그때 마다했던 것들을 뚫어냈으면 지금 이 자리에 몇 사람 더 있을 수도 있고 다른 곳에서 만날 수도 있죠. 그런 의미에서 마다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Q.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를 밝혀주세요.

"전 세계가 코로나19 때문에 난리다. 모든 분들이 이런 큰 장애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시고 저희도 마찬가지다. 이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잘되기 위해서는 일단 코로나19가 빨리 없어지는 것 뿐이다. 방송을 보시는 분들이 소일거리 정도로 생각하고 잠깐 웃을 수 있다면 저희는 만족이다.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어요"

dh.lee@xportsnews.com / 사진 = Mnet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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