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지난해 말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음원 차트 조작, 이른바 음원 사재기 논란이 다시 뜨겁게 불타올랐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번에야말로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명명백백한 해명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언더 마케팅 기업 크레이티버가 볼빨간사춘기, 고승형, 공원소녀, 배드키즈, 송하예, 영탁, 요요미, 소향, 알리, 이기광 등의 음원 순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해당 회사가 불법 해킹 등으로 취득한 일반 국민들의 멜론 ID로 음원 차트를 조작했다"며 "이러한 조작 행위를 감추기 위한 방패막이로 아이유가 이용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후보는 엑스포츠뉴스에 "실제 해킹이나 개인정보를 통해서 사재기를 활용한 부분을 증거로 갖고 있다. 수사기관을 통해 밝히겠다"며 "가지고 있는 자료를 100% 공개하기는 어렵겠지만 수사기관에 협조하며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후보로부터 실명이 언급된 가수들은 사재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볼빨간 사춘기 소속사 쇼파르 뮤직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도 준비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제기된 사재기 의혹을 부인했던 영탁 역시 "앞선 입장과 동일하다"며 음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기광의 소속사 어라운드 어스 측도 "그 어떤 회사에도 조작을 의뢰하거나 시도한 적이 없다. 잘못된 정보로 애꿎은 가수가 피해를 보고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송하예 역시 "심각한 명예훼손을 입고 있으며 지금까지 송하예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들 모두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밖에도 고승형, 공원소녀, 요요미 등 실명이 언급된 가수들은 모두 강하게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가요계 암암리에 퍼져있던 음원 사재기 의혹은 지난해 블락비 박경이 특정 가수들의 실명과 함께 "나도 사재기하고 싶다"는 글을 올리며 뜨거운 화두가 됐다. 당시 실명이 언급됐던 가수들은 박경을 고소했고 박경은 입대를 미루면서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박경의 실명 저격에 많은 가요계 동료들이 사재기와 관련된 증언을 쏟아냈고 사재기를 풍자한 음원도 등장했다. 이같은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의심과 달리 실체는 잡히지 않았고 특정 가수가 차트 1위를 차지하고도 이를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가요계 내부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정치권까지 등장했다. 지난 1월 정민당 창당 준비 위원회가 송하예의 사재기를 주장한 데 이어 원내 정당인 국민의당까지 음원 사재기를 폭로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번 폭로를 통해 실체 없는 유령같았던 음원 사재기를 뽑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김근태 의원, 엑스포츠뉴스 DB, TV조선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