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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은퇴' 이운재 "이젠 나의 자리가 아니다"

기사입력 2010.08.06 10:09 / 기사수정 2010.08.06 12:42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신문로 축구회관, 김경주 기자]  "이젠 나의 자리가 아니다"


 
'승부차기의 달인' 이운재가 정든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시원섭섭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운재는 16년간의 대표생활을 접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운재는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했는데 어떤 결과로 나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한 뒤 "후회없는 대표생활을 했다. 대표팀을 떠나야된다는 마음보다는 이제는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가 나의 자리가 아닌 것 같고 후배들이 성장해나가고 있어 나는 다른 길을 따라 가야한다"고 은퇴 이유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이운재와의 일문일답

- 나이지리아전을 은퇴 경기로 삼은 이유가 있나

나이지리아로 잡았다기는 보단 월드컵 전에도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으로 생각했었다. 월드컵 이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은퇴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타이밍이 그렇게 된 것뿐이다.

- A매치 131경기 출장 기록이 있는데 더 뛰면 기록을 세울수도 있다

욕심은 더 없다. 140경기를 뛸 수도 있겠지만, A매치의 숫자만큼 내 자신과 많은 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더 중요하다.

출전 숫자에 연연하고 싶지않았다. 더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올 수도 있겠지만 나 혼자만이 이뤄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욕심내지 않는다.

- 대표선수로서 얻은 가장 갚진 것은 무엇인가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얻은 것은 이운재로서의 삶과 나의 가족의 삶이다. 대표팀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고 지금도 행복한 그런 마음이 중요하다.

아쉬웠던 점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했고 팀의 더 높은 성적을 냈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점이다.

-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가장 행복했던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였다. 4강에 진출했던 것보다도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선택을 받아 뛸 수 있었던 것이 행복했다.

아쉬웠던 건 하지 말았어야하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던 것이었다.

후배들은 이런 멍청한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이번 월드컵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뛰기 위해서, 선택받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쉬움은 많이 남지 않는다. 선택을 받았다면 열심히 할 수 있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2002년 한일 월드컵보다 2010년의 예선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2002년 8강전의 스페인전 선방보다도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 경기들이 나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훨씬 많이 기억에 남았다.

- 한때 체중관리를 못한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는데

체중관리에 대한 얘기는 계속 들어왔다. 십몇년전에도 들었었던 얘긴데, 나에게 관심이 없었다면 그런 얘기를 했겠나.

그리고 그런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운동을 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장점만 있었다면 배가 불러서 운동을 게을리 했을 것이다. 그 단점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됐고, 악착같이 하게됐다.

후배들도 자신들을 둘러싼 얘기에 너무 신경쓰지말고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 대표팀 골키퍼 자리는 많은 분들에게 관심과 질타를 받을 수 있는 자리다. 그런 것을 잘 버텨내야 좋은 선수로 클 수 있다.

- 수원에서는 얼마나 더 선수생활을 할 생각인지

선수생활을 조금만 더 하고싶은 생각이 있다. 올해 수원과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관계자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대표팀에 있으면서 수원팬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순간도 있기 때문에 이젠 홀가분하게 수원만을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

- 2007년의 불미스러운 일을 떠올려보면

그때는 너무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큰일이었다. 팬들의 실망이 컸지만 내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곳은 그라운드라고 생각했다.

그 후 수원이 2008년에 우승을 하는 등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잘못을 10개를 했다면 1-2개정도는 갚았다고 생각한다.

- 가장 싫었던 공격수는 누구인가

내게 골을 넣은 사람은 다 싫었다. 골키퍼라는 자리가 아무리 잘해도 골을 내준다는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내게 골을 넣은 선수가 다 미웠고 다 잘하는 선수 같았다.

- 향후 진로는

아직 구상한 것은 없다. 대표팀 은퇴하고 프로에서 좀 더 뛸 수 있으면 뛰고 그 후에는 또 다시 선택을 해야한다.

지도자를 위한 공부를 할 것인가, 그것을 잠시 미루고 나를 도와줬던 분들을 도와 골키퍼 육성을 도울 것인지에 대해서 결정을 내려야한다.

어쨌든 선진 축구를 배워야 하는 것은 맞다. 그때는 후배가 아닌 제자들에게 유럽 선진축구를 접목시켜서 가르치고 싶다.

-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면

골키퍼 후배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얼마만큼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서 대표팀 골키퍼의 자리는 그 누구의 자리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남아공에서 정성룡이 잘 뛰어서 16강에 진출했지만, 자만하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정성룡도 지금보다 훨씬 열심히 해야한다. 다른 선수들도 지금보다 더 땀을 흘린다면 더 좋은 골키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동안 아껴준 팬에게 한마디 한다면

경기장에 많이 보러와서 응원해주시고 대표팀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마지막 대표팀 경기니 많이 오셔서 봐줬으면 좋겠다.

[사진=이운재 (C) 정재훈 기자]



김경주 기자 raphae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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