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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전을 통해본 베어백 감독의 수비

기사입력 2007.02.08 21:59 / 기사수정 2007.02.08 21:59

문헌 기자
[엑스포츠=문헌기자] 중앙수비수: 몸싸움, 정확한 위치선정, 리더쉽, 4백라인 이끄는 코칭 능력, 공격이 시작될 수 있는 좋은 패스와 기술.
측면수비수: 미드필더들의 커버플레이를 위한 위치 선정 능력, 측면 공격을 위한 공격지향적인 생각, 기동성, 부분전술 능력, 좋은 크로스와 최종 패스능력, 몸싸움.

지난 해 아시안컵 예선 대만과의 경기를 앞두고 베어벡 감독이 대표팀 명단 발표와 함께 언급한 대표팀 수비수들의 자격조건이다. 눈에 띄는 점은 중앙수비의 경우, 공격이 시작될 수 있는 좋은 패스와 기술이고, 측면 수비는 측면 공격을 위한 공격지향적인 성격 부분이다.

이런 수비수 자격조건에서 볼 수 있는 베어벡 감독의 축구철학은 대단히 공격지향적이다. 물론 베어벡 감독은 포백 수비 앞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해 실점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이천수의 황금 프리킥 골로 1-0 승리를 거뒀지만 항상 수비불안을 보여줬던 한국축구는 이번 경기에서도 몇 번의 실점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베어백 수비 합격인가?

그리스전 선발출전 선수는 이영표, 김진규, 김상식, 오범석이었다. 그러나 이 수비진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여유’. 당초 중앙수비수 이강진과 왼쪽 측면 수비 겸 중앙수비 역할을 소화하던 김동진의 있따른 부상으로 선택의 폭이 좁아졌었다.

또 다른 문제는 중앙수비와 측면수비의 간격이 넓어지며 공간을 내줬다는 점과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진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기적인 협력수비를 보이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았다.

수비시
대체적으로 포백이 좁혀지면서 양 측면 공격수들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가담, 4-5-1의 수비진영을 보였다. 역습으로 전환할 때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속공에 가담해야 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활동량이 많아야 한다는 베어벡 감독의 조건이 보이는 경우였다.

그리스와의 경기에 눈에 띈 문제는 중앙수비수가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선수를 놓치는 집중력 결여와 중앙수비수의 판단 실수.

측면수비 역시 측면공격수들과 호흡에 있어 문제점을 보였다. 협력수비가 실패하다보니 효과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다만 순간적인 압박시 3명의 선수들이 삼각형을 축으로 상대 공격을 저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공격시

공격에서도 가장 아쉬었던 부분은 측면 수비수와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호흡. 앞서 말한 베어벡 감독의 요구조건인 ‘측면 수비수가 공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날카로운 패스와 공격지향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말.

측면 공격이 생각처럼 돌아가지 않자 공격형 미드필더 등 공격에 가담한 다른 선수들이 정적으로 변하며 공격이 단조로워졌다.

중앙수비의 경우 공격에 나설 때, 수비형 미드필더를 축으로 양 측면을 넓게 벌려 측면수비가 공격에 가담한 공간을 메워주는 모습은 좋았지만 전방으로 가는 패스가 부정확했고 높게 띄우는 패스로 상대방에게 공격권을 잇따라 내놓아줬다는 게 문제였다.

물론 수비진에서 전방으로 연결하여 공격수가 헤딩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슈팅기회를 내줬다면 좋았겠지만 어제 경기에서 이런 모습을 바라기에는 무리였다.

공격에 있어서도 포인트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두 선수가 임무와 위치에 변화를 주며 체력안배와 효율적인 전술로 팀에 힘을 불어 넣었다. 특히 공격에 과감히 가담해 공격진의 숨통을 틔여주는 모습이었다.

베어벡의 완성된 수비는 어떤 모습?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베어벡 감독이 팀을 꾸려 테스트해볼 기회는 몇 번이 되지 않는다. 프로구단들과 협회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말이다.

오른쪽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베어벡의 압박은 ‘전체’다. ‘토탈사커의 나라’에서 온 감독 답게 모든 선수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효율적인 수비를 할 수 있다. 이런 그의 압박은 상대방의 수비에서 공이 벗어나는 순간 시작됐다.

상대를 측면으로 몬 뒤, 측면 공격수가 공을 잡은 선수를 따라가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공이 있는 곳으로 이동,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가 전방 패스를 차단하기 위해 방어벽을 만드는 모습은 무척 견고하다. 상대방이 머뭇거릴 때는 측면 수비수가 빠르게 압박에 가담해 공격을 저지했다.

측면 수비수의 압박 때에 생기는 빈 공간은 중앙수비수가 메워줬고, 오른쪽 수비수가 다시 중앙 수비수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모습에서 당연할 수도 있지만 베어벡 감독의 세련된 압박전술이 눈에 들어온 모습이다.

무실점을 했다는 점. 수비를 잘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리스의 공격 역시 그리 날카롭지는 않았다. 몇 차례의 실점기회를 김용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사히 넘겼던 점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줄 수는 없다.

물론 짧은 소집기간과 잇따른 부상으로 선수들과의 호흡이 완전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전 승리가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수비의 조직력이 완비되었을 때 과연 베어백 압박이 어떻게 또 다시 상대팀을 괴롭힐지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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