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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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올스타전에 '들러리'로 전락한 K-리그

기사입력 2010.08.04 22:44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김경주 기자] 'K-리그 올스타전이라더니…'

FC 바르셀로나 초청이라는 말이 붙기는 했지만, 분명 K-리그 올스타전이었다. 그러나 경기장 주변에서는 K-리그 유니폼보다 FC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응원석으로 지정된 남쪽 관중석은 스페인 국가대표가 명단에서 빠지고 메시의 출전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이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연두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다.

K-리그 올스타의 응원석인 북쪽 관중석은 사정이 더 심했다. 전반전이 이미 시작됐지만 관중석은 거의 비어 있었다. K-리그 올스타끼리의 경기도 아닌데다 티켓 값도 너무 비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작부터 파행이 계속됐고, 주인이 되어야 할 K-리그 팬들은 졸지에 '들러리'로 전락했다. 자연히 관심은 사그러들었다.

주전이 대거 빠진데다 이름도 적히지 않은 바르셀로나 유니폼은 어느 선순지 알 수 없었다. 더구나 후반 들어 바르셀로나는 유니폼 번호는 같은데 선수 얼굴은 달라진 이상한 상황도 일어나 더욱 혼란스러웠다. 이 상황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은 "이미 엔트리가 확정났는데 선수 두명이 갑자기 못 뛰게 되어 다른 엔트리를 집어넣기로 양해된 상황이었다"고 말했지만, 관중들은 알 길이 없었다.

경기 후 선수들도 입을 모았다. 김형일은 "그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것 같아 선수들끼리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는 각오로 경기에 뛰었는데, 후반들어 늘어지면서 지게됐다"고 씁쓸해 했고, 김재성도 "상처받았다"는 말로 바르셀로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그 어느 누구도 주인은 되지 못한 채 올스타전은 마무리됐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는 끝까지 잘못 채워진 채 끝이 났다.

이런 파행에 상처입은 것은 다름 아닌 K-리그였다.

[사진=빈 관중석 (C) 정재훈 기자]



김경주 기자 raphae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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