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TV는 사랑을 싣고' 손헌수가 어려웠던 가정 형편을 고백했다.
13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개그맨 손헌수가 출연했다.
손헌수는 'TG파' 속칭 '터프가이 파'를 만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뛰놀던 삼총사 김현종, 김인귀를 언급했다. 김현종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지만 김인귀와는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손헌수는 "개그맨이 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친구다. 초등학교 때부터 개그 프로를 평가하고 따라했는데 인귀가 그걸 호감 있게 귀엽게 잘 살렸다. 웃음이란 건 굉장히 좋은 거라는 것을 알았다. 둘다 집안 사정이 안 좋은데 그 친구 집이 더 안 좋아져서 갑자기 경기도 하남시로 멀리 이사를 갔다. 너무 보고 싶어서 현종과 같이 하남시에 갔다. 그 친구가 비닐하우스에서 나오더라. 중 2때(1993년) 충격을 받았다. 그 뒤로 만나지 못 했다. 잘 살고 있으면 너무 다행인데 혹시나 조금 안 될 수 있고 아플 수도 있고 여러 상상이 다 들면서 불안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손헌수는 "중학교 2학년 여름이었던 것 같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저쪽에서 인귀가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나왔다. 저기가 집인가라는 생각에 너무 충격이었다.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 근처에서 셋이 놀다가 버스를 타고 오려고 하는데, 여기저기에 흩어진 질 안 좋은 것 같은 친구들이 인귀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봤다. 이후 한 번 통화를 한 기억이 있다. 다음부터는 집 전화다보니 서로 엉켜서 통화를 못했다"며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손헌수의 아버지는 인테리어 사업을 했다고 한다. "원래 굉장히 잘살았다. 그 당시에 잘나가는 젊은 사업가로 뉴스에서 취재를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섰다. 1985년에 빚이 3억에 가까웠다. 강남 아파트가 700만 원하던 시절이었다. 3살 때 길동으로 이사해서 30 여년을 살았다. 김인귀와 4~5년 정도밖에 추억이 없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너무 좋아한다. 나보다 인귀 집이 더 힘들었다. 아버지가 안 계셔서 놀리는 친구도 있었다. 내가 뭐라고 해주고 했다. 동질감도 있으면서 짠하기도 하고 정이 갔다"라고 고백했다.
손헌수는 김용만, 윤정수와 함께 길동을 돌아보며 추억을 회상했다. 그는 "부모님이 가난했는데 우리에게는 최대한 해주려고 했다. 사진만 보면 귀한 집 아들이었다. 엄마가 다른 곳에서 손가락질을 당할까봐 옷을 잘입혔다. 커서 사진을 보면 마음이 아프더라"고 덧붙였다.
인테리어 가게에서 부모님과 즉흥적으로 만나기도 했다. 손헌수의 아버지는 과거 보증을 선 것에 대해 "내가 마음이 약하고 귀도 얇았다"고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헌수 이모가 목욕탕을 열었는데 경험이 없으니 아내를 오라고 해서 도와주기 위해 옆에 방을 얻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카운터를 봐줬다. 애들도 집에서 돈 받고 키워줬다. 조카들도 많이 키워졌다. 헌수가 엄마 힘들다고 애들을 못 보게 했다. 자기가 업는다고 하더라. 6살 때부터 그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친구의 아버지가 신문 가게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복을 사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손헌수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도착했다. 김인귀는 가족과 함께 돼지부속물 납품업체에서 일하고 있었고 두 사람은 27년 만에 재회했다. 김인귀는 눈물을 훔치며 손헌수를 끌어안았다.
김인귀는 "늘 그립고 어릴 때 알지 우리? 보고 싶었어. 꿈 같다. TV로 다 보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현종이는 이사갔다고 하더라. 네 연락처 받아서 전화했는데 회의 중인 것 같더라. 연락하고 싶은데 네가 부담 될까봐.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허무개그로 굉장히 인기가 많을 때 더 연락을 못 하겠더라"고 말했다. 손헌수는 "내가 그랬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미 결혼해 12살 아들과 9살 딸의 아빠가 된 김인귀는 "개그맨 합격할 때부터 응원했다. 끼도 많아서 잘 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김인귀와 누나는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신축 아파트에 살았다고 해명했고 손헌수는 당황했다. 김인귀가 이사를 간 곳도 알고 보니 하남이 아니라 논산으로 밝혀졌다. 이후 합류한 김현종까지, 예전 이야기를 나누며 울컥하면서도 행복해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KBS 1TV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