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21:13
스포츠

풀리지 않는 토트넘의 딜레마

기사입력 2007.02.07 09:12 / 기사수정 2007.02.07 09:12

이학민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학민 기자] 리그 진출을 장담하던 토트넘 핫스퍼가 울상이다. 현재 리그 11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야심찬 전력 보강을 하던 토트넘의 현재 성적은 오히려 지난 시즌 보다 못하다. 아직 적지 않은 경기가 남아있지만 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당한 0-4 대패는 결과 뿐 아니라 경기내용에 있어서도 ‘용납할 수 없는 장면’들이 연이어 나타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준다. 과연 토트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Dilemma 1 성과 없는 로테이션

토트넘의 첫 번째 딜레마는 ‘성과 없는 로테이션 시스템(rotation system)’. 로테이션 시스템이란 주전 선수의 기용을 주기적으로 변경하여 다양한 선수들이 출장 기회를 받는 방식으로 리그, FA컵, 리그컵, 챔피언스리그 등 살인적인 일정을 치러내야 하는 리그 상위권 팀들에게는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지난 시즌 UEFA컵 출전권을 따낸 토트넘 역시 이런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체력적인 안배와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지만 결과는 현재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대표적인 예는 토트넘의 공격 4인방의 중간 성적표. 지난 시즌 로비 킨(27.아일랜드)과 저메인 데포(25.잉글랜드)는 나란히 10골 이상을 넣으며 토트넘의 리그 5위의 선봉장이었고, 올 시즌 완전 이적한 호삼 미도(24.이집트) 역시 공격의 빼 놓을 수 없는 중심축이었다. 게다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6.불가리아)까지 합세한 토트넘의 공격진은 결코 맨유에 뒤지지 않는 막강함까지 엿보였다.

그러나 성적표는 실망 그 자체. 리그 전반기가 끝난 지금 미도(1득점), 로비 킨(2득점), 데포(7득점), 베르바토프(6득점)이 고작이다. 모든 경기를 다 합해도 네 명의 공격수가 넣은 골의 수는 겨우 38골.

이런 로테이션 시스템의 실패의 원인은 주전경쟁의 의욕을 꺾었다는 데 찾을 수 있다. 적어도 네 명의 선수들은 비교적 동등하게 ‘주전’이라는 의식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영표와 베누와 아수-에코토의 주전경쟁처럼 필요 이상의 내부경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로테이션 시스템의 부작용. 두 선수 모두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리그 중반이 넘어선 지금까지 수비조직력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토트넘의 로테이션 시스템은 맨유의 성공적인 모습과는 비교된다. 마치 선수층이 두터워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는 게 아니라 확실한 주전이 없기 때문에 로테이션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봐도 좋을 모습들. 결국 장점 보다 잦은 선수 교체로 인한 선수들의 경기 감각 상실로 인한 집중력 저하 등 부작용만 만들어 내고 있다.

Dilemma 2 중원의 부조화

현 토트넘의 가장 큰 딜레마가 바로 이 부분 ‘중원의 부조화’. 토트넘의 미드필드진은 챔피언스리그 진출팀 부럽지 않은 선수층을 자랑하지만 문제는 마치 ‘기름과 물’처럼 합쳐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마틴 욜 감독의 말처럼 “캐릭이 그리울 때”가 있는 미드필드진은 올 시즌 대체 영입한 디디에 조코라가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데서 그 문제점이 출발한다. 조코라는 캐릭과 다르게 공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이 긴 편이라는 게 예전과 달리 느린 공격을 펼치게 된 원인이다.

또, 미드필드의 경험 부재도 점도 문제. 아약스로 돌아간 에드가 다비즈가 떠난 뒤 경험의 측면에서 확실한 리더가 없는 토트넘은 올시즌 주전급으로 도약했지만, 프리미어리그 통산 출전이 29경기가 전부인 톰 허들스톤(20)과 같이 전체적으로 미드필더진의 경험이 부족한 상황.

이외에도 잦은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고 있지 못한 티무 타이니오(28)나 자기 자리를 확실히 찾고 있지 못한 호삼 갈리(26)등도 미드필드 부조화의 원인이다.

Dilemma 3 변화에 실패한 마틴 욜 감독의 전술

지난 시즌 토트넘의 왼쪽 공격은 이영표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오른쪽을 아론 레논과 폴 스탈테리가 양분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이유는 왼쪽 미드필더에 위치한 에드가 다비즈가 전문 측면 미드필더가 아니었기 때문. 덕분에 이영표는 다비즈가 미드필드 중앙으로 이동한 새 공수를 오갔다.

이때 중요해진 게 이영표의 체력 안배. 그러다 보니 오른쪽에 비해 왼쪽의 측면 공격의 횟수가 줄어들었고, 올 시즌 마틴 욜 감독이 스티드 말브랑크(27.프랑스)를 영입한 이유가 됐다. 욜 감독은 이어 ‘오른쪽의 이영표’라 할 수 있는 파스칼 심봉다(28.프랑스)를 영입해 보다 강력한 원투펀치를 꿈꿨다.

종합해보면 이영표와 심봉다, 에코토와 스탈테리, 말브랑크와 아론 레논, 다비즈와 호삼갈 리가 좌우에서 같은 역할을 맡게 되는 로테이션시스템이 완성됐지만 문제는 균형이었다.

영입한 선수들이 잦은 부상과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격자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불안한 전력으로 시즌을 시작하게 돼버린 것.

또 기대만큼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전술적 딜레마에 빠진 마틴 욜 감독의 잦은 선수 변화는 팀 스피릿의 부재를 불러 일으켰다. 보다 강력한 승리에 대한 동기가 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토트넘에게는 아직도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시즌을 앞두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꿈꿀 만큼 두터운 선수층을 만든 그들이 이대로 주저앉기에는 프리미어리그 최다서포터를 자랑하는 그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리라. 토트넘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이학민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