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3년만의 인터뷰네요."
감격에 겨운 듯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그러면서도 얼굴엔 웃음기가 서렸다. 우여곡절 끝에 한화 이글스에서 뛰고 있는 내야수 손지환(32)의 이야기다.
손지환은 지난달 31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손지환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한화는 6-3으로 승리했다.
후반기들어 줄곧 선발로 뛰고 있는 그는 11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SK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후 일본독립리그에서 선수 생명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 6월 한화와 신고선수 계약을 맺었고, 사실상 공석이었던 한화의 3루수 자리를 꿰찬 상태다.
손지환은 "한화 구단과 한대화 감독님, 코칭 스태프 등 모든 분들에게 정말로 고맙다"며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전한 다음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더 열심히 해서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꼭 잡겠다"고 굳은 의지를 표현했다.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손을 내밀어준 한화에 고마운 마음이 드는 건 당연지사. 손지환은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구단에 보은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듯 보였다.
그는 "지난해에는 다리를 다쳐서 야구를 못할 위기였다. 그냥 끝내기가 너무 아쉬워서 마지막 도전을 한다는 생각으로 일본에 갔던 것"이라면서 "운좋게 한화에서 나를 불러줬다. 다시 1군에 오른 것만해도 영광이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으로 일본독립리그의 문을 두드렸던 손지환. 그러나 마지막 기회는 따로 있었다. 한화에서 '선수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손지환의 어깨가 유난히 무거워보였다.
손지환은 "주위 사람들도 한화에서 기회를 잡았으니 열심히 해보라고 한다"면서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랜만에 야간 경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이 걱정되긴 했지만 좋아지는 단계다"라고 답했다.
[사진 = 손지환(자료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