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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기사입력 2007.02.05 22:45 / 기사수정 2007.02.05 22:45

이준목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준목 기자]

NBA 최고 명가중 하나로 꼽히는 보스턴 셀틱스의 몰락이 처참하다. 5일 현재(한국시간) 12승34패로 올시즌 NBA 30개 구단중 29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보스턴은, 최근 주전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속에 무려 팀 창단 이후 최다인 무려 14연패의 늪에 빠져있다.올해 보스턴보다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서부컨퍼런스의 멤피스 그리즐리스(12승36패)로 보스턴과는 불과 1게임 차이다.

NBA 올드팬들에게 보스턴의 몰락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보스턴은 NBA(미 프로농구) 사상 최다우승(16회)이라는 불멸의 대기록을 간직하고 있는 명문팀이다. 58년에서 66년까지 아직도 구기스포츠 기록으로 남아있는 8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고, 래리 버드, 존 하블리첵, 빌 러셀, 로버트 패리쉬, 대니 에인지, 케빈 맥헤일 등 NBA 역사에 길이남을 전설적인 선수들을 대거 배출했으며 80년대 LA레이커스(통산 14회 우승)와 펼친 팽팽한 라이벌 구도 등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들을 양산해내며 역대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그러나 ‘백인의 우상’ 래리 버드의 시대를 마지막으로 서서히 하향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보스턴은, 90년대 초반 이후로 사실상 우승후보에서 멀어지며 매년 PO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운 중하위권의 약체팀으로 전락했다.

보스턴은 지난 85~86시즌을 끝으로 지난 20년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보스턴이 시대의 흐름에 밀려난 빈 자리에는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 불스(6회)와 샤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의 LA 레이커스, 팀 던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 새로운 왕조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구멍난 원맨팀, 표류하는 명가.>

하향세에 시달리던 보스턴은 지난 96~97시즌 ‘만능 포워드’ 앤투완 워커, 98~99시즌 ‘득점기계’ 폴 피어스라는 차세대 톱스타들을 잇달아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원투펀치’는 01~02시즌 보스턴을 동부 컨퍼런스 결승까지 견인하며 전성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피어스와 워커에게만 지나치게 의존한 투 맨 농구는, 오래가지 못해 ‘난사 듀오’로 전락했고, 워커는 그의 잦은 돌출행동과 효율성에 표시한 대니 에인지 단장과의 불화로 인하여 2003년 10월 댈러스로 트레이드되며 원투펀치는 짧은 영광을 뒤로 한 채 종말을 고했다.

이후 보스턴은 매년 PO 무대 턱걸이와 탈락을 거듭하며 차츰 폴 피어스의 원맨팀으로 전락했다. 피어스는 ‘4쿼터의 사나이’라는 닉네임에서 보듯 뛰어난 클러치능력과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개인기록에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팀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케빈 가넷(미네소타)이나 앨런 아이버슨(덴버)의 경우에서 보듯, 화려한 기량에 비해 정작 리더로서의 역량에서는 의문부호를 받으며 보스턴에 남겠다는 본인의 확고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매년 잦은 트레이드설에 오르내려야했다. 04~05시즌 워커가 잠시 친정팀에 복귀하기도 했으나 한 시즌만에 다시 마이애미로 팀을 옮겼고, 도우미들의 지원을 받지못한 폴 피어스는 점점 고립되어 갔다.

지난 시즌 보스턴은 33승49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며 또다시 플레이오프진출에 실패했다. 팀의 기둥 피어스는 팀내 최다인 79게임을 소화하며 26.8점, 6.7 리바운드, 4.7 도움을 기록했으나 한 선수가 팀내 최다 득점과 리바운드, 도움, 스틸부문 수위를 모두 독점하는 기현상, 한 시즌에 주전 라인업이 30차례 이상바뀌는 혼선은 보스턴의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결과였다.

원투펀치의 해체 이후 보스턴이 본격적인 리빌딩을 선언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대니 에인지 단장과 닥 리버스 감독은 만족할만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인사이드를 책임져줄 확실한 빅맨과 노련한 정통 포인트가드가 없어서 피어스가 항상 리바운드와 볼배급까지 신경써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올해도 보스턴의 라인업에는 제럴드 그린, 토니 앨런, 켄드릭 퍼킨스, 라이언 고메스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유망주들이 다수 포진했지만, 과거 LA 클리퍼스가 그러했듯 경험이 부족한 유망주들의 가능성만 믿고 팀을 재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피어스의 진정한 리더십이 항상 도마에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시즌 개막이후 줄곧 5할대 이상을 밑도는 승률로 고전하던 보스턴은 12월 이후 주전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치명타를 맞았다. 에이스 폴 피어스를 비롯하여 테오 래틀리프, 윌리 저비악, 델론테 웨스트, 토니 앨런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의 절반 이상이 부상으로 줄줄이 나가떨어지는 악재에 보스턴은 걷잡을수없이 무너져내렸다.

보스턴은 최근 정상적인 라인업을 꾸리지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팀의 주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라이언 고메즈(12.0점 5.9리바운드)와 델론테 웨스트(10.7점)등이 분전하고 있지만 위기의 팀을 구하기는 역부족. 피어스의 부상회복이 늦어지는 가운데, ‘넘버2‘ 윌리 저비악 역시 팀에 복귀했지만 아직까지 교체멤버로만 출장하며 특유의 슛감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닥 리버스 감독의 경질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리빌딩의 완벽한 실패로 표류하고 있는 보스턴호가 과연 어디로 흘러갈지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월 2일 포틀랜드 트레이블저스전(89-81) 이후 한달여동안 승리와 인연을 맺지못하고 있는 보스턴으로서는 연패 탈출이 발등의 불이다.

아직은 승수에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지금의 전력이라면 자칫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95~96시즌 당시 밴쿠버(현 멤피스)가 기록했던 23연패의 대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또한 NBA 역대 최다우승팀이, 단일시즌 최다연속패의 대기록도 동시에 보유하는 보기드문 불명예를 안게된다. 그야말로 ‘에이스 없는 원맨팀’의 위태로운 표류다.


이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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