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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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골 폭발’ 맨유, 토트넘을 잠재우다

기사입력 2007.02.05 13:26 / 기사수정 2007.02.05 13:26

이학민 기자

[Review] 2006-2007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R 

토트넘 핫스퍼 v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이영표 vs 박지성 대결은 '싱거운 무승부'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거침없는 항해를 지속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토트넘 핫스퍼(이하 토트넘)를 상대로 무서운 골 폭풍을 몰아치며 대승을 거두었다.

지난 5일 새벽(한국 시각) 토트넘의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펼쳐진 2006-200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토트넘과 맨유의 경기에서 원정팀 맨유가 토트넘을 4대 0 격파하며 리그 선두를 이어갔다. 

맨유는 전반 종료 직전 터진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두(22, 포르투갈)의 페널트 킥 골을 시작으로 후반전 네마냐 비디치(26, 세르비아), 폴 스콜스(33, 잉글랜드), 라이언 긱스(34, 웨일즈)의 연속 골에 힘입어 값진 승점 3점을 추가하게 되었다.

반면, 토트넘은 시즌 중반인 현재 리그 11위에 링크되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홈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며 또다시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한 편,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1, 2호’인 박지성과 이영표의 명함도 엇갈렸다. 토트넘의 이영표(30)는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아 수비에서 분전했지만 팀의 대패를 막지 못했고, 맨유의 박지성(26)은 68분 교체 투입되어 경기장을 밟았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결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펼쳐진 이영표, 박지성의 세 번째 맞대결은 별다른 매치업 없이 서로 소속된 팀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였다.

집중력의 차이가 판가름한 승부 

이영표의 슈팅으로 시작된 양 팀의 경기는 초반 홈팀 토트넘이 공세속에 진행됐다. 원정팀 맨유가 숏패스 위주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반 면 토트넘은 좌우 측의 빠른 스피드를 지닌 스티드 말브랑크(27, 프랑스)와 아론 레넌(20, 잉글랜드)을 앞세워 매서운 공격을 시도한 것.

하지만,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6,불가리아)와 저메인 데포(25,잉글랜드)의 투톱은 이렇다 할 공격찬스를 잡아내지 못하고 고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자, 맨유가 반격을 시작했다. 최근 가장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앞세워 측면 공략에 나선 것. 하지만, 맨유의 측면 공격은 토트넘의 측면 수비수 이영표에 의해 저지당한다.

이영표는 전반 내내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루니 등 상대의 공격수들의 돌파를 막으며 선전했다. 특히 36분에는 빠른 인터셉터를 통해 루니의 경고를 유도하는 등 수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이영표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의 수비라인은 쉽게 붕괴되고 말았다. 전반 종료 직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빠른 스피드를 무기로 한 날카로운 돌파를 시도했고, 순간적으로 이영표와 말브랑크가 버티고 있던 토트넘의 왼쪽을 무너뜨리며 페널트 박스 안에서 저돌적인 침투를 감행했다. 이 때 수비를 하던 말브랑크가 호나우두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주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결국, 자신이 얻어낸 페널트 킥을 득점으로 연결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는 15호 골을 성공시키며 첼시의 디디에 드록바(29)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후반전. 맨유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맹공을 몰아치며 무섭게 점수 차를 벌려 놓기 시작했다. 후반 3분 만에 마이클 캐릭의 코너킥을 받아 수비수 네마야 비디치가 헤딩 골을 집어넣었고, 6분 뒤 폴 스콜스가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의 완벽한 어시스트를 받아 팀의 세 번째 골을 완성 시켰다. 그리고 후반 32분 루이 사하의 스루 패스를 받은 라이언 긱스가 마무리 지으며, 4대 0 대승의 방점을 찍었다.

한 편 경기 종료 7분을 남겨두고, 토트넘 공격수 로비 킨(27,아일랜드)과의 충돌로 맨유의 골키퍼 반데사르(37, 네덜란드)가 안면 부상을 당하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하지만, 이미 교체 카드를 모두 쓴 맨유 이었기에 수비수 겸 미드필더 존 오셔(26, 아일랜드)가 골키퍼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골키퍼의 포지션이 어색할 오셔가 종료 직전 로비 킨과의 1대 1 찬스에게 슬라이딩 태클을 보여주며 ‘무실점’ 방어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토트넘 팬들의 속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사건'이 없던 세 번째 맞대결

국내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한 박지성과 이영표의 세 번째 맞대결이 성사되었지만, 기대했던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비교적 조용했던 지난 2005년 10월23일 첫 대결 이후, 지난해 4월17일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두 번째 맞대결에선 박지성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영표가 왼쪽 풀백으로 나와 진정한 승부를 펼쳤다.

박지성은 그 두 번째 맞대결에서 이영표의 볼을 빼앗아 웨인 루니에게 연결, 맨유의 승리를 도왔고 이영표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냉혹한 승부의 중심에 선 한국의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는 이번 경기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번에도 박지성과 이영표가 모두 경기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접촉은 나오지 않아, ‘맞대결’에 대한 의미도 크지 않았다.

참패를 당한 토트넘의 주전 수비로 출전한 이영표는 90분간 여기저기서 발생한 위기의 순간들을 막아내기 위해 수비에 집중했다. 그리고 박지성은 후반 교체 투입되었지만, 이미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무리를 하지 않은 맨유의 공격 전술에 따라 미드필더 진영에서 몇 차례의 볼터치를 한 것이 전부였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낸 맨유,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토트넘.

맨유와 함께 리그 테이블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첼시가 전날 찰튼을 상대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차로 맨유를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은 맨유에겐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 토트넘을 맞아 원정 경기에서 4대 0의 대승을 거둬낸 맨유는 이로써 올 시즌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토트넘은 최근 사활을 걸었던 칼링컵 4강전에서도 아스날에 패하며 탈락한 데에 이어 홈에서 펼쳐진 리그 경기에서도 맨유에게 0대 4로 대패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의욕적인 선수 영입을 진행했던 토트넘으로서는 연이은 부진으로 인해 팬들의 질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양팀의 점수 차만큼이나 큰 만족도의 차이를 나눠가진 두 팀의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은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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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 선수 명단 (화이트 하트 레인, 한국 시각 2월 5일 오전 1시)

토트넘 훗스퍼 <4-4-2>

1 폴 로빈슨 GK (c) - 2 파스칼 심봉다, 20 마이클 도슨, 30 안소니 가드너, 3 이영표 - 25 아론 레넌, 22 톰 허들스톤, 4 디디에 조코라(↔ 54‘ 14 호삼 갈리), 15 스티드 말브랑크 - 9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18 저메인 데포 (↔ 54’ 10 로비 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4-2>

1 반 데 사르 GK - 2 게리 네빌 (c), 15 네마야 비디치, 5 리오 퍼디난드, 3 파트리스 에브라 - 7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 (↔ 68‘ 13 박지성), 16 마이클 캐릭, 18 폴 스콜스, 11 라이언 긱스 (↔ 80’ 22 존 오셔) - 8 웨인 루니 (↔ 64‘ 9 루이 사하), 17 헨릭 라르손



이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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