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2.03 04:26 / 기사수정 2007.02.03 04:26
수원은 올해로 창단 12년째를 맞는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이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2만 4천여명의 관중이 수원의 홈구장 빅버드로 향했고, 이는 지난 시즌 최다 관중 동원에 해당 한다. 수원의 과감한 투자로 인한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의 조화는 팬들의 이목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인기가 우승을 가져다주지는 않았다. 수원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FA컵에서 각각 성남과 전남에게 무릎을 꿇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때문에 ‘인기구단’ 수원은 다가오는 2007 시즌 우승을 위해 국가대표 공격수 안정환(31)을 영입하는 등 더욱 더 의욕적인 투자를 지속 중이다. 과연 차범근 호의 파란 날개가 정상을 향해 날아오를 비법은 무엇일까.
약점을 보완하라. - 확실한 ‘킬러’의 영입. 공격 조직력 강화.
수원의 지난 시즌 최대의 아킬레스건이라 한다면 ‘득점력 빈곤’이었다. 수원은 지난 시즌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후기리그 13경기에서 18골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2위 포항(21골)이나 통합 챔피언 성남(21골)에 비해서 뒤떨어 졌고, 비교적 공격 자원이 부족한 대구(18골)와 같은 수치였다. 우승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분명 더 많은 득점이 필요했다.
이러한 원인을 다득점 보단 실속 있는 득점을 원하던 차범근 감독의 수비적인 전술을 지적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다득점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득점으로도 승리를 해낼 수 있는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비기거나 패하는 경우가 유발된 것이 수원이었다.
탄탄한 미드필더로부터 공격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을 지어줄 선수가 부족했다. 간혹 터뜨려주는 ‘한 방’도 이관우(29)나 백지훈(22)과 같은 미드필더들의 몫이었다. 확실히 ‘킬러’의 부재에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2007 시즌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화려한 공격라인을 자랑한다. 두 번의 월드컵에서 골 맛을 본 ‘반지의 제왕’ 안정환(31)을 잡았고,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05에서 뛰던 브라질 출신의 에듀(25)를 영입했다.
확실한 체질 개선을 위해 대전의 ‘수퍼 루키’ 배기종(24)과 부산의 박성배(32)를 추가 영입했고, 지난해 말 제대한 남궁웅(23)과 기존의 김대의(33), 신영록(20), 서동현(22) 등이 호화로운 공격 스쿼드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2004시즌 K리그 MVP를 수상한 바 있는 나드손(25)의 복귀가 성사된다면 더할 나위없는 최강의 공격수들이 모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시즌 도중 영입되어, 확실한 팀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이적생들이 초반부터 활약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가 될 수 있다.
특히 올시즌 새로운 팀의 주장으로 선임된 이관우와 수원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맡는 백지훈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창의적인 2선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며 김남일(30) 송종국(28)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미드필더들과도 조직적으로 한층 더 두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을 지원하는 미드필더라인의 조직력 강화는 곧 수원의 공격이 더욱 날카로워졌음을 의미한다.
강점을 유지하라. - 주전 경쟁 심화. 철벽 수비 건재.
수원이 지난 시즌 약한 화력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준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강한 수비력과 선수들 간의 ‘유익한’ 주전경쟁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곽희주(26), 마토(28), 이정수(27), 조원희(24), 이싸빅(34), 문민귀(26)등 수원의 화려한 수비라인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강력한 수비를 보여주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후기리그 13경기에서 단 9골만을 내주며 울산과 함께 최소 실점을 자랑했다. 이는 적은 득점수에도 불구하고 골득실 차에서 1위(+9)를 차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특히 같은 수비라인 내에서도 1~2개의 포지션을 겸용하는 선수들이 있어, 수비 전술 운영의 폭도 넓었고 부상이나 경고 누적과 같은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적었다. 여기에 김남일과 송종국, 김진우(32) 등 수비력이 탁월한 미드필더들의 존재는 그들의 수비를 더욱 강하게 해준다. 또한 올 시즌 새로 영입된 대구의 최성환(26)으로 인해 수비의 선수층도 더욱 탄탄해졌다.
주전 경쟁도 수원의 강점이었다. 지난 시즌 탄탄한 스쿼드를 바탕으로 한 수원의 주전 경쟁체제는 원활한 선수 운용을 가능케 했고, 경쟁력의 우위를 보여주었다. 올 시즌도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경쟁 체제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출신의 이운재(34)를 비롯,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한 박호진(31)이 버티고 있는 골키퍼 라인을 시작으로 모든 포지션은 주전 경쟁의 시험대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차범근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나친 경쟁은 자칫 조직력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이 올 시즌부터 출전 수당 대신 승리 수당을 주는 방식으로 메리트 시스템을 전환하며 선수들의 의욕을 독려하고 있고, 감독과 선수들의 우승에 대한 열의가 어느 때보다도 강해 조직력의 와해는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원에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수원이 지난 시즌에 비해 더욱 강해진다고 할지라도 그들의 라이벌 팀들 또한 이번 스토브리그를 게을리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권 다툼에 있어 가장 큰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성남을 비롯해, ‘수도권 더비’를 치르는 서울. 서로에게 ‘숙적’이 되고 있는 대전, 더욱 더 강해지고 있는 울산과 포항, 전남, 전북 등을 비롯한 모든 팀이 수원 못지않게 타이틀에 대한 염원을 불태우고 의욕적인 투자를 전개한 라이벌들이다. 실전을 통해 이들을 넘어서지 못하면, 지난 시즌의 아픔이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 밖에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바로 수원의 모기업인 삼성이 야구, 배구 등 한국 프로 스포츠에서 패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을 압박해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결국 수원은 내외적으로 모두 절치부심의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리는 일을 또 한 번 미뤄야 할지도 모른다. 과연 ‘파란 날개’를 단 수원이 가슴에 네 번째 별을 달 수 있을지, 그 결과는 2007 K리그를 통해 확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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