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좌완 투수 전성시대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 프로야구를 대표할만한 에이스들 가운데 상당수가 왼손 투수다.
LG는 특히 좌완에 약했다. 에이스급 투수를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모든 팀이 마찬가지겠지만, LG는 그 정도가 심했다. LG는 팀 타율에 비해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유난히 낮은 팀 가운데 하나였다.
이른바 '빅5'라 불리는 외야수 5인방 가운데 이택근을 제외한 4명이 좌타자다. 오지환과 '작은' 이병규도 왼쪽 타석에 들어선다. 주전 선수 중 왼손 타자가 유난히 많다보니 상대가 좌완 선발을 냈을 때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27일 잠실 SK전에서 거둔 4-0 영봉승은 LG 입장에서 1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SK 선발 김광현을 마침내 무너뜨렸기 때문. LG가 김광현에게 패전의 불명예를 안긴 건 2008년 3월 30일 문학 경기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LG 박종훈 감독이 꺼낸 카드는 박병호와 박경수였다. 이들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쳐 좌완 투수를 줄줄이 투입한 SK의 시도를 무위로 돌렸다. 박병호가 볼넷이나 안타로 찬스를 만들면 박경수가 장타를 때려 해결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박병호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상대가 오른손 투수이든 왼손 투수이든 상관 없다. 그러나 보통은 왼손이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은 선발로 나갈 줄 몰랐다. 전반기 막판에 상대가 좌투수를 내보내도 선발 출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경수는 "팀내 경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팀이 이기는 것"이라며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꼭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의 활약을 두고 박종훈 감독은 "박병호와 박경수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했다. LG는 28일 잠실 SK전에서 또다른 좌완 투수 전병두와 맞닥뜨린다.
[사진 = 박병호 ⓒ LG 트윈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