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정선희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 안재환과 친구 최진실을 떠올렸다.
10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이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개그우먼 정선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정선희는 지난 2008년 사망한 남편 안재환에 대해 "12년이 됐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안재환이) 지인들에게 여러 차례 돈을 빌리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했다. 하지만 너무 사랑했다. 또 제가 일을 많이 하고 있었기에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제가 다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은 오만이었다"고 자책했다.
이어 "오만이 나중에 그런 식으로 돌아올 줄 몰랐다. 마지막 모습이 좋지 않은 얼굴이라 기억에 남는다. 9월이 기일인데 그때가 되면 몸이 기억하고 아프다. 또 남편이 꿈에 나타나지 않다가 그쯤이 되면 꿈에 나온다"고 말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한 달 만에 절친 최진실도 세상을 등졌다. 김수미가 고인과의 일화를 언급하자 미소 짓던 정선희는 최진실의 자녀 환희, 준희의 근황에 "아이들은 잘 크고 있다. 얼마나 생각이 깊어졌는지 모른다. 그래서 사실 더 마음이 아프다. 저보다 더 어른 같다"고 마음 아파했다.
정선희는 과거 남편과 친구를 떠나보내고 7개월 만에 라디오로 복귀했다. 이에 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매우 차가웠다. 그는 "경제적 위기가 찾아와 돈을 벌어야 했다. 돈독이 오른 게 아니라 돈 한 푼 남아있지 않았다. 또 뭐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며 악플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악플을 잘 보지 않지만 그들 말대로라면 저는 괴물이고 죽어야 했다.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악플을 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제가 읽지 않으면 누군가 전해줬다. 가장 힘들게 한 말은 '무섭다'였다. 정선희가 웃고 이야기하면 무섭다는 내용이었다. 용의선상에서 저를 놓고 보는 시선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시간이 흘러 악플은 줄어들었지만 더 고통받았다. 정선희는 사실을 말해도 믿어주지 않는 대중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도 먹고 방황을 많이 했다. 하루는 약을 모았다가 엄마한테 들켜서 버린 적도 있었다. 악을 쓰는 중에 거울을 봤는데 내 모습이 아니더라. 그때야 벼랑 끝에 선 남편의 심정이 이해가 됐고 용서가 됐다"고 했다.
그는 "죽고 싶을 때마다 통장에 찍힌 동료들의 이름과 메시지를 봤다. 동료들이 나를 응원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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