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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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명의 기적', 남자보다 더 잘하는 여자축구

기사입력 2010.07.19 08:36 / 기사수정 2010.07.19 08:36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U-20 여자월드컵 대표팀의 선전이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U-20 여자축구대표팀은 FIFA(국제축구연맹) U-20 독일여자월드컵 D조 예선 첫 경기에서 스위스를 4-0으로 대파한 데 이어, 두 번째 경기 가나전에서는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4-2로 승리, 두 경기 만에 8강 진출을 확정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특히 지소연(한양여대)의 놀라운 득점력과 김나래(여주대)의 환상적인 30미터 '빨랫줄' 프리킥 골은 포털 검색 순위 1·2위를 다툴 정도로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비록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2% 아쉬웠던 모습의 남자성인축구대표팀과는 달리 매 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U-20 여자축구대표팀에 팬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U-20 여자축구대표팀의 선전은 여자축구가 다른 출전국에 비하면 전체 선수 규모도, 기반도 열악한데다 남아공월드컵에 가려 언론의 관심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대학팀 6개, 등록선수 158명

U-20 대표팀은 대학 1~2학년생과 고교 2~3학년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여자축구 고등부 팀 수는 고작 16개, 선수는 339명에 불과하다. 강원을 제외하면 시도별로 1개씩에 불과하고 제주는 아예 축구부 자체가 없다. 대학으로 가면 더욱 환경이 열악해져 전국에 불과 6개 팀, 158명의 선수가 전부다.

게다가 일부 팀은 변변한 연습구장조차 없어 인조잔디가 있는 구장에서 훈련하기 위해 먼길을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비용, 관리 문제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은 대학팀만 800여 팀이고, 일본도 50여 개의 대학팀이 있다. 심지어 북한도 일반·대학팀 20여 개와 고등중학교팀 50여 개의 여자 축구팀이 운영되고 있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아시아 3~4위권으로 분류되던 여자축구가 이번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원동력은 여자축구대표팀에 대한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이 집중적인 해외 전지훈련, 각종 국제대회 참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선수단의 경험과 수준이 향상된 덕분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선전의 가장 큰 수확은 앞으로 여자축구가 대중적 스포츠로서 저변이 확대되고 관심이 커지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소연 앞세워 2년 전 패배 설욕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는 역시 지소연이다. 성인대표팀 최연소 출전 기록(15세 8개월)은 물론 최연소 득점 기록(15세 9개월)까지 갖고 있는 지소연은 한국 여자 축구 역대 최고 선수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 최고 유망주.

특히, 지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FIFA 주관대회에서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로서는 최초로 해트트릭은 물론, 최초의 두 경기 연속 멀티 골을 터뜨리며 역사를 새로 썼다. 지소연은 현재 5골로 대회 득점 선두에 오르며 사상 첫 한국인 FIFA 주관대회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사실 현재 U-20 여자대표팀의 8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이 두 살 어렸던 2008년 뉴질랜드 U-17 청소년월드컵에서도 지소연과 이현영(여주대)이 주축이던 여자대표팀은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비록 8강에서 '세계 최강' 미국을 만나 2-4로 아쉽게 패배했지만, 이후 지소연과 이현영 등은 미국 대학에서 입학제의를 받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U-20 여자축구대표팀은 7월 22일 새벽 1시(한국 시각)에 미국과 만나 2년 전 패배의 설욕은 물론 조 1위 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특히 미국에는 지소연과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시드니 르루가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지소연에 한 골 뒤진 4골을 기록 중인 르루는 2년 전 대회 득점왕이다.

이런 가운데 축구팬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그동안 여자축구에 관심이 없던 것이 부끄럽다", "월드컵 중계를 놓고는 그렇게 싸우던 방송사와 언론이 왜 이렇게 조용하냐", "선전하고 있는 태극낭자들을 위해 거리응원을 펼치자!"라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현재 케이블로 중계되고 있는 여자축구대표팀 경기의 공중파 중계에 대한 요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지소연 (C) 엑스포츠뉴스 DB]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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