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은혜 기자] 메이저리그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광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를 위해 출국했다. 그는 세인트루인스 합류 전 베로비치에서 '친정팀' SK 와이번스 선수단과 훈련을 하다 주피터로 넘어가 캠프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음은 출국을 앞둔 김광현과의 일문일답.
-이제 실감이 나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 몰랐다. 팬분들이 오실 줄도 몰랐고. 역시 메이저리그는 차원이 다르다(웃음). 요새 새삼 느끼고 있다. 아직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관심을 받고,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더 잘해서 더 많은 관심 받아야 한다.
-보통 메이저리거들은 캠프 첫 날 전력피칭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오키나와 개인 훈련에서 어떻게 준비했나.
▲2월 21일이 첫 시범경기라고 통보를 받았는데, 22일 실전 첫 피칭을 할 수 있게끔 맞추려면 오키나와에서 하프 피칭은 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달력을 봐서 역순으로 계산했고, 22일 등판할 지는 모르겠지만 첫 경기 할 때 1~2이닝 실전에 맞출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준비했다.
-경쟁에 초점을 맞춘 준비는 오랜만일 것 같은데.
▲신인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신인 때도 관심을 많이 받았고, 그 관심이 부담으로 작용해서 나를 많이 옥죄어와서 경기력에 이상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세월이 흘렀고, 그런 관심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두 번의 실수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또 이제는 그런 걸 즐길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실력으로 보여드려야 한다.
-현지에서 긍정적인 기사들이 나온다.
▲내 할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얘기가 나왔다가도 안 좋은 얘기가 나올 수도 있고, 그럼 실망이 크기 때문에 일단 그냥 최대한 신인 같은, 0부터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너무 기대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내 자신을 깔고 가지도 않을 것이다. 마이너스도, 플러스도 아닌 제로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최근 SK 구단주와 식사자리가 있었다고 들었다.
▲축하한다고 하셨고,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 놀러가겠다고 하셨다. 내가 잘해야 놀러오시지 않겠나(웃음).
-선발 경쟁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가.
▲캠프지에서는 선발에 초점을 맞추고 최대한 선발로 들어갈 수 있게, 여태까지 해왔던 것도 선발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 잘 생각하려고 한다. 팀에서 필요하다면 친정팀에 있을 때도 중간 할 때도 있었다. 팀에서 필요하다면 어느 위치든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라고 생각한다.
-개인 훈련을 같이 간 류현진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현진이 형이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어렸으니까 본인은 '아예 몸도 안 만들고 가서 많은 질타도 받았는데 너는 좀 낫다'고 그런 장난스러운 말도 했다. 미국 가서의 생활하는 것 등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 사실 현진이 형과 친해도 개인적으로 전화해서 물어보고 이런 사이가 아니었는데 이번 기회로 친해질 수 있었다. 따로 만나서 이야기할 시간은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월드시리즈에서 만나자' 같은 얘기는.
▲방송용으로는 그렇게 말해야겠죠(웃음). 그게 최고의 시나리오니까.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8일 캠프지인 주피터로 넘어가는데 미리 들어가는 것은 적응 차원인가.
▲12일 주피터에서 캠프가 시작되는데, (오)승환이 형이나 현진이 형이나 첫 해니까 거기 직원분들과 얼굴도 트고 인사도 하고 선수들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인사하고 친하게 지내면 나쁠 것 없다고 했다. 8~9일 주피터에서 합류해서 이동할 생각이다. 하루 이틀 비자 때문에 출국이 늦어졌는데, 거기서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루키 시즌의 목표가 있다면.
▲선발로 간다면 로테이션 안 거르고 던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여러가지 생각할 필요 없을 것 같다. 팀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고, 팀에 가장 이득이 될 수 있는 걸 하는 게 내가 살아남는 법이 아닐까 한다.
-지난 시즌 막판 몸이 지친 감이 있다고 했었다.
▲두 달 정도 쉬어서 몸상태는 괜찮다. 안 좋으면 어떻게 하겠나, 가서 잘해야 한다(웃음).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몸 잘 만들어서 캠프 잘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발 경쟁을 하기 위해 직구, 슬라이더 외 연습하거나 비율을 높이려는 구종이 있나.
▲직구, 슬라이더는 캠프 때 많이 던졌기 때문에 캠프 기간 체인지업을 연습한다던지 체인지업이나 투심을 많이 연습했는데, 이번 캠프 때는 시즌과 비슷하게 던져야 하지 않나 싶다. 투수코치 등 어떻게 하는 게 좋겠나 조언을 구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돌아왔을 때 어떤 평가를 듣고 싶나.
▲들어와서 다시 한 번 이렇게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다(웃음). 내 희망사항이다. 어느 정도의 성적을 냈다는 거고, 이 정도면 금의환향일 것 같다. 귀국할 때 또 와주셨으면 한다.
-이제 야구팬들이 새벽잠을 설치면서 김광현의 경기를 볼텐데.
▲팬들 덕분에 이렇게 가게 됐고,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 그분들 덕분에 이렇게 내가 개인적인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감사하고, 아침, 새벽 할 것 없이 시청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쟤는 정말 열심히 한다', '젖먹던 힘까지 던진다'라는 말 들을 수 있도록. 내 투구스타일도 그렇기 때문에, 설렁설렁 하지 않는,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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