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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 "'남산의 부장들', 따뜻한 듯 차갑게·차가운 듯 따뜻하게"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2.13 19:00 / 기사수정 2020.02.13 18:5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1월 22일 개봉 이후 464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뚝심 있게, 또 담담하게 자신이 생각한 바를 스크린 위에 옮겨 담은 우민호 감독의 노력에 관객들도 화답 중이다.

22일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까지 40일 간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 52만부 이상 판매된 김충식 작가의 동명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2015년 '내부자들'에 이어 2018년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관객을 만나며 대중과 소통 중이다. 특히 '남산의 부장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이야기에 다가가는 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했다.

우민호 감독은 "엔딩을 숨기고 싶다고 해도, 숨기는 것이 의미가 없잖아요. 그런 상황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이 사건이 왜 일어났을까'가 하고자 하는 중심 이야기니까 사건을 던져주고 왜 주인공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집중하면서 내면의 심리를 쫓아가는 영화로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정황과 상황을 통해서 당시를 추측할 수는 있지만 인물들의 심리를 알기는 어렵잖아요. 감정을 쫓아가면서 보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10·26이라는 사건의 이면을 다시 비춰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라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이병헌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이성민이 18년간 독재정치를 이어온 박통 역을, 곽도원이 내부 고발자로 변모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박통을 나라로 여기는 신념의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아 연기했다.

우민호 감독은 "지켜보는 저도 힘들 수 있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이 깊은 내면 연기를 끌어내야 해서 정말 힘들었을 것이에요"라며 "배우들이 감정에 충실하게 연기를 해줬고, 클로즈업에도 잘 찍고 잘 버텨줬죠"라며 웃었다.

이어 "인물들의 내면 심리와 감정을 쫓아가는 영화인데, 그 감정이 클로즈업으로 표현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풀샷, 롱샷을 통해서도 보일 때가 있어요. 심지어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몸의 모양과 동작만으로도 집중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거기에는 촬영과 조명, 이런 것들이 그 분위기를 더 만들어주죠"라고 말을 이었다.

촬영 감독과 얘기했던 콘셉트 역시 '따뜻한 듯 차갑게, 차가운 듯 따뜻하게'였다고 전하며 "감독님이 그렇게 찍고 싶으시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부분이 저희 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톤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전 제 작품에 비해 '순한 맛'같다는 표현을 듣기도 했는데, '순한 맛'보다는 맑은 국물인데 칼칼한 맛? 그렇게 봐주시면 어떨까 싶죠"라며 웃었다.

원작이 갖고 있는 냉철한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우민호 감독이 '남산의 부장들' 촬영 내내 잊지 않으려고 했던 다짐이었다.


우민호 감독은 "어느 한 쪽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도 안 되고, 항상 냉정하게 이 인물과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쉽지는 않았어요. 아시다시피 제가 워낙 뜨거운 영화를 찍었던 감독이잖아요"라고 유쾌하게 말하며 "저희 영화의 촬영 회차도 많지 않거든요. 63회차였는데, 콤팩트 있게 찍고 싶었고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보이는 지점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편집에 공을 많이 들였죠"라고 설명을 더했다.

또 우민호 감독은 "저희 영화가 10·26 사태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사건 안에 갇혀만 있지 않길 바라거든요. 영화적인 확장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안 그러면 정해진 대로, 또 알려진 대로만 바라볼 수밖에 없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남산의 부장들'을 내놓기까지, 최근 몇 년간은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왔던 시간들이었다. 우민호 감독은 "저는 첫 작품을 하기까지 10년이 걸렸잖아요. 작품을 할수록 깨달아가고, 풀어갈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운도 잘 따라줘서 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면서 "진짜 '내부자들'부터 '남산의 부장들'까지는 거의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영화를 잘 마무리해놓고 쉬면서 또 여러 생각을 해봐야겠죠"라고 호탕하게 웃음 지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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