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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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특별한 12승 '책임감과 타선지원'

기사입력 2010.07.15 12:23 / 기사수정 2010.07.15 12:23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특별한 승리였다.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23)이 14일 문학 SK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12승째를 따냈다. 사실 그의 호투는 이제 특별할 것도 없다. 이번 시즌 18경기를 포함해 지난 시즌부터 이어지고 있는 2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 역시 그의 ‘괴물 본능’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놀랍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의 승리는 다른 날보다 특별했다.

책임감이 투철한 에이스

이날 류현진은 평상시처럼 호투했음에도 경기 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올시즌 들어 가장 좋지 않은 투구였다. 나 자신에게 너무나 창피했다" 고 밝혔다.

2회초 이호준에게 볼넷, 박경완에게 좌전안타를 각각 내준 뒤 김강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실점을 했고, 이후 1사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화가 모처럼 선취득점하며 좋았던 흐름을 깰 수도 있는 불안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타 이재원에게 더블플레이를 유도했고,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위기조차 허용하지 않으면서 무사히 시즌 12승에 성공했다.

14일 투구 내용은 전체적으로 보면 흠잡을 때 없었지만, 팀의 사정과 자신에게 거는 주변의 기대, 에이스의 책임감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그에게 썩 만족스럽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사실 한화는 팀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그가 등판하는 날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의 얼굴에서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1.67이라는 초인적인 수준의 평균자책점은 그의 기술적인 능력 이상으로 에이스의 '책임감'이 깔린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이날 그는 본인이 생각했을 때 좋지 않은 투구 밸런스에서 나름대로 최상의 결과물을 얻어냈다. 진정한 에이스의 자세가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스스로 더 잘해야 한다는 채찍질을 선택했다. 팀의 승리를 향한 사명감과 에이스의 책임감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반가운 타선 지원

한화는 14일까지 33승을 올렸는데, 그 중 무려 12승이 류현진의 팔에서 만들어졌다. 류현진은 올시즌 게임당 7.8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평균자책점 1.67, 피안타율 2할1푼7리, 탈삼진 138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 타선은 올 시즌 선발 투수들에게 고작 4.18점을 지원하고 있고, 류현진에게는 4.69점을 지원했다. 다른 투수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3월 30일 13점을 제외하면 14일 경기 전까지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고작 3.56점을 내는 데 그쳤다. 그래서 팀도 그가 등판했을 때 12승 6패에 그치고 있다. 류현진의 눈부신 호투에 비하면 아쉬운 득점 지원이다.

그러나 14일 경기에서는 마운드에서 류현진이 스스로 만족을 하지 못한 투구를 하고 있을 때, 타선이 오랜만에 흥을 냈다. SK 선발 글로버의 난조를 틈타 1회에만 2점을 뽑아냈다. 3회에는 이대수가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확실하게 득점지원을 했다. 최진행도 오랜만에 손맛을 봤다. 특히 이대수와 최진행은 올 시즌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나온 16홈런 중 10개를 책임졌다. 적절한 상황에 류현진 '도우미' 가 모처럼 힘을 낸 것이다.

류현진은 4년 만에 투수 크리플 트라운에 재도전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그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타이틀 홀더는 비교적 안정권이지만, 다승왕 경쟁에서는 SK 김광현보다 불리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무래도 전력이 좋은 팀의 투수가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는 14일 타선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류현진에게 12승째를 안겼다. 그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타선이 이날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다승왕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류현진의 12승이 만들어졌다. 결과만 보면 밥 먹듯이 호투를 하는 그의 승리가 아무렇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에이스는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타선은 타선의 힘으로 값진 1승을 팀에 안겼다. 그래서 류현진의 올 시즌 12번째 승리는 다른 1승보다 값어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진= 류현진 (자료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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