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08 06:01 / 기사수정 2010.07.08 06:02
8일(한국 시간)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4강전에서 스페인은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유로 2008 결승의 '리턴 매치'이자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유독 강하던 독일과 유난히 약했던 스페인의 만남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독일은 이번 대회 포함 19번의 월드컵에서 17번 본선에 진출했고, 조별예선에서 떨어진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단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독일은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도 4전 전승을 거둘 만큼 토너먼트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 동시에 운도 따랐다.
특히 독일은 1990년대 이후 늘 다른 우승후보들에 비해 쳐지는 전력으로 낮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정작 월드컵 본선에만 나서면 기대를 뛰어넘는 호성적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독일을 우승후보로 꼽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체적인 전력에서 스페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을뿐더러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미하엘 발락(레버쿠젠)이 부상으로 낙마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독일은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메수트 외질(베르더 브레멘) 등 신예들이 힘과 높이를 앞세운 독일 축구에 기술과 섬세함을 더해주며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 스페인과의 경기 전까지 4승 1패, 13득점 2실점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토너먼트의 왕자'란 명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반면 스페인은 '무적함대'란 별명이 무색하게 월드컵만 나오면 맥을 못 췄다. 이번 대회 전까지 우승은 고사하고 4강에 오른 것도 1950년 브라질월드컵이 유일할 정도였다. 이후에는 조별예선 탈락과 16강전 혹은 8강전 탈락을 반복할 뿐이었다.
물론 스페인은 메이저대회에서 부진하던 징크스를 유로2008 우승으로 깨뜨렸고, 이번 대회 최강 전력 중 하나란 평가를 받았지만, 스페인이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미지수였다. 특히, 이번 대회 본선 첫 경기였던 스위스 전에서 0-1로 패배하자 스페인의 월드컵 부진 징크스가 이번에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다비드 비야(FC바르셀로나)의 네 경기 연속 경기 득점을 앞세워 4연승으로 60년 만의 4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스페인의 결승 진출은 여전히 불확실했다. 독일의 상승세가 워낙 무서운데다 월드컵 본선에서 늘 좋은 성적을 거둔 독일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스페인은 독일마저도 1-0으로 격파하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늘 '월드컵 징크스'에 시달리던 스페인으로서는 유독 월드컵에 강했던 '토너먼트의 왕자'를 상대로 거둔 완벽한 반전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최국이 16강에 오르지 못하고, 유럽이 최초로 비(非)유럽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등 수십 년간 이어오던 각종 징크스가 속속 깨지고 있었다. 이제 스페인의 '메이저 대회 징크스'까지 깨지면서 남아공월드컵은 '징크스 극복'의 대회로 월드컵 역사에 남게 됐다.
[사진=스페인 축구대표팀(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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