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07 11:30 / 기사수정 2010.07.07 11:57
대한축구협회는 7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 감독 인선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현재 대표팀 감독 유력 후보로는 정해성 현 축구대표팀 코치와 김학범 전(前) 성남 감독, 최강희 전북 감독, 김호곤 울산 감독 등 국내파 감독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2011 아시안컵까지 불과 6개월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서 현재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부 인물보다 대표팀에 몸담았던 정 코치의 승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허정무 감독 역시 차기 감독 후보로 정해성 코치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해성 코치가 허정무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는다면 한국 축구는 지난 2002년, 2006년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이전 월드컵 대표팀 코치가 감독을 이어받는 사례를 남기게 된다.
2002년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뒤를 이어 박항서 당시 대표팀 코치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으며, 2006년에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 후임으로 핌 베어벡 당시 수석코치가 비교적 쉽게 감독직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두 번의 사례 모두 그리 '유쾌한 추억' 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이 조금 씁쓸하게만 느껴진다.
박항서 감독은 겉으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실패'라는 성적 부진 이유로 2개월여 만에 감독직을 그만 뒀지만 축구협회와의 갈등이 원인이 돼 '불명예 퇴진'되는 수모를 겪었다.
베어벡 감독은 K-리그 구단과의 차출 문제로 임기 내내 힘든 싸움을 벌이다 결국 아시안컵 3위로 '목적 달성 실패'를 이유로 하차했다.
표면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해 하차했지만 '포스트 월드컵'에 대한 논의를 거의 하지 않고 단기적 성과만 바라본 축구협회 내부의 문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한국 축구는 선장을 수차례 교체하면서 어려운 길을 걸었고, 잇따른 감독 교체를 두고 '독이 든 성배'라는 웃지 못할 별칭도 얻었다.
정해성 코치든 다른 지도자가 맡든 대표팀 감독에 오르면 축구협회를 비롯한 축구계 전반이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이 51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K-리그 각 구단들이 차출을 적극 허용할 지가 관건이다.
특히 12월 초까지 K-리그 챔피언십이 열리기 때문에 우승에 사활을 건 팀들 입장에서는 차출 자체를 용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노리는 구단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과의 유기적인 운영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병역 혜택'이 걸려 있는 아시안게임에 23세 이하 젊은 선수들의 대거 차출이 예상된다. 또한,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23세 이상 와일드카드들의 출전마저 이뤄질 경우, 8-10월 대표팀 운영에 적지 않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에서 새 감독의 적절한 운영 능력이 처음부터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중간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 역시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기만 하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능력 있는 국내파 감독이 장기적으로 맡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시안컵을 준비하면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렇다 할 성적도 내지 못하면 또다시 2002, 2006년의 힘들었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위원회가 과연 어떤 적임자를 찾아낼지, 그리고 새 감독이 순탄한 과정을 밟으면서 아시안컵까지 원만하게 팀을 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정해성 코치-배어벡 감독 (현 호주 대표팀)ⓒ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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