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12.23 13:54
이날 두 사람은 크게 게임이 질병인가, 게임 현질, 온라인 속 인간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날 그들이 가장 크게 목소리 높여 말했던 것은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였다.
대도서관은 “게임 과몰입 기간이 있을 뿐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뭔가를 굉장히 하고 싶어 할 때가 있는데 그런 걸 중독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성회는 “게임과 게이머들에게 안 좋은 프레임 씌우는 사람들은 어려운 용어 써가면서 뭔가 심각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말한다. 그들의 주장은 연애를 안 하는 사람이 연애가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랑도 처음에는 뜨겁게 하다가 나중에는 정으로 가는 것처럼, 게임도 뜨겁게 하다가 식을 때가 있다는 것.
이후 대도서관은 “게임이 질병이라 주장하시는 분들은 토끼공주라는 말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토끼공주란 게임 콘텐츠를 빠르게 소모한 뒤에 ‘할 게 없다’고 투덜거리는 고인물 플레이어를 지칭한다.
김성회는 이 게임질병론을 비판하면서 올해 3월에 있었던 ‘뉴질랜드의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이때 범인이 ‘포트나이트’를 즐겨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뉴질랜드 총기사건 주인공은 자신의 SNS에 “내가 사람을 죽이면 언론에서는 ‘포트나이트’ 때문에 죽였다고 하겠지만, 나는 사실 모의사격장에서 사격 훈련을 했다”고 글을 쓴 바 있다. 근데 국내 언론에서 이에 대한 팩트체크를 안 하고 범인이 ‘포트나이트’ 하다가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처럼 게임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닌 일을 게임 때문인 것처럼 보는 시각이 많다는 것.
두 사람은 “축구에서 훌리건들이 문제 일으키면 훌리건의 문제라고 보지 축구에 문제가 있다고 하진 않지 않나. 근데 왜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 때문이라고 보느냐”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게임 밖에 할 수 없는 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대도서관은 “나는 어렸을 때 가난해서 게임 밖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고, 김성회는 “게임을 한다는 청소년들도 무한한 자유가 주어지면 하고 싶은 일로 (게임이 아니라) 여행, 뮤지컬 보기 등을 꼽는다”고 말했다. 그 자유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게임을 즐기게 된다는 것.
여가 생활 여건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게이머와 게임에게 나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한 것.
이러한 두 사람의 발언은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그들은 게임 현질 문제에 있어선 “게임으로 돈 벌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면서도 “지나치게 사행성으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확률형 아이템 등 게임판에서 주로 비판 되는 수익모델에 대해 언급한 것인데, 그들은 “지나치게 사행성으로 가게 되면 게임을 좋게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 공격거리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게이머들이 재밌게 게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지출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의견을 같이했다. 대도서관은 이 과정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킨 시스템을 크게 칭찬했다.
한편,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 문제 관련 민‧관 협의체*(이하 민·관협의체)는 지난 20일 제5차 회의를 열고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도입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추진할 연구용역 계획을 논의‧결정했다.
민‧관협의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 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국제질병분류 개정안(ICD-11)을 채택(’19.5.28)함에 따라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19.7.23)된 협의체다. 민간·정부 위원 22명으로 구성돼 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될 연구는 ①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재의 과학적 근거 분석 ②게임이용 장애 국내 실태조사 ③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 3가지다.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재의 과학적 근거 분석’은 WHO의 게임이용 장애 등재 결정에 대해 과학적‧객관적 검증을 실시하는 연구다.
WHO의 결정에 대해서는 의학적, 공중보건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견해와 함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따라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재와 관련된 국내‧외 연구*의 과학적 근거가 얼마나 충분한지, WHO의 결정이 어떤 과정과 근거에 의해 이뤄졌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게임이용 장애 실태조사’는 WHO의 게임이용 장애 진단기준에 따른 국내 진단군 현황과 특성을 조사하는 연구다.
WHO가 발표한 ICD-11은 ①게임에 대한 통제기능 손상, ②삶의 다른 관심사 및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 ③부정적인 결과에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현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게임이용 장애(gaming disorder)로 보고 있다.
먼저, 기획연구를 통해 ICD-11 진단기준을 설문 문항 등 진단도구로 구체화하고 표본 선정 및 조사 방법 등을 설계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본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은 질병코드 국내 도입 시 산업‧문화‧교육‧보건의료 등 사회 여러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다.
해당 연구에서는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를 도입할 경우 게임산업, 표현의 자유, 교육, 치료현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각 분야별로 분석한 뒤, 분야별 연관 관계를 고려한 종합적 파급효과를 장단기로 나누어 살펴볼 예정다.
3가지 연구는 내년 초부터 복지부‧문체부가 함께 용역 발주를 시작해 수행기관 공모를 거친 후 착수될 예정이며, ①과학적 근거 분석과 ③파급효과 분석은 약 1년, ②실태조사는 기획연구를 포함해 약 2년에 걸쳐 추진할 계획이다.
※ WHO의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은 2022년 1월 발효되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는 통계청이 통계법에 의거 5년마다 개정하므로, 게임이용 장애 국내 도입여부는 빨라도 2025년 개정시 결정하게 된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김성회의 G식백과 유튜브 채널-다이아 티비-tvX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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