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12.05 02:30 / 기사수정 2006.12.05 02:30
한 주간의 프로농구 소식!
<엑스포츠뉴스> 신석 농구 전문 칼럼니스트가 전하는 재미있고 핵심만 딱 짚는 칼럼
1. 창원LG 세이커스(10승 6패)
초반의 상승세가 이만큼 꺾였다는 것은, 상대팀들이 이젠 이 팀의 스타일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강력한 수비와 조직력을 자랑하는 LG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정규시즌 1위 후보이다. 문제는 그런 이 팀이 최종 우승 후보 1순위는 또 아니라는데 있지만.
아무리 수비 조직력이 좋다 해도, 민랜드 외에 확실히 득점자가 없다는 약점은 결국 플레이오프에 가서 이 팀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아무리 현주엽이 있다고 한들, 그가 우승을 놓고 다툴 동부의 김주성을 상대로도 목요일 삼성전이나 토요일 KTF전과 같은 활약을 할 수 있을까? 차라리 삼성전에는 서장훈과 이규섭이 빠져 있었고, KTF 전에는 송영진이 없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 울산모비스 피버스(10승 7패)
양동근이 없는 상황에 모비스 선수들이 점차 적응해 가면서 팀 성적도 살아나고 있다. 크리스 버지스는 적은 출전 시간에도 15점 9리바운드 2블록에 가까운 성적으로 유재학 감독의 센터 고민을 덜어주고 있고, 팀 동료까지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최고의 용병 크리스 윌리엄스의 활약도 여전하기 때문에, 양동근이 돌아올 이 팀의 전력은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LG보다도 낫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토요일 삼성전에서 첫 덩크를 성공시킨 김효범은 비록 지금은 ‘리얼’이 아닐지언정 ‘리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한 선수다. 까짓 동영상은 잊어버리고,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지켜보시라.
3. 부산KTF 매직윙스(10승 7패)
‘빅 젤리’ 딕슨의 퇴출은 분명 KTF를 우승후보 반열에서 끌어내렸지만, 그로 인해 ‘스피드’와 ‘투지’로 대표되던 이 팀의 전통적인 팀 컬러가 회복된 것 또한 사실이다. 두 덩치 용병이 버티는 골밑도 다른 팀에 밀리지 않고, 선수층이 두터운데다 벤치 분위기도 좋아 꾸준히 중상위권을 오르내리는 가운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는 무난히 성공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시즌 들어 추일승 감독의 골치를 썩이고 있는 턴오버 문제는 바로 두 용병의 피딩 능력의 부재에 기인한다(잦은 선수 교체로 인한 조직력 저하 때문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KTF의 득점은 대부분 리치와 맥기의 포스트업 공격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 둘은 상대방의 더블팀 디펜스에 대한 대처 능력이 평균 이하다.
덕분에 리치는 평균 3.5개, 맥기는 평균 3.0개의 턴오버를 범하고 있으며, 이는 2,3쿼터에도 거의 쉬지 않고 나오는 단테 존스, 찰스 민랜드, 크리스 윌리엄스, 피트 마이클 등과 대등한 수준으로, 출전 시간 대비 턴오버로 따지면 이들을 능가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이 공격 시 리치나 맥기에게 볼을 넘겨준 뒤 멍하니 서 있다가 인사이드에서의 상대팀 스틸 이후 허겁지겁 백코트 하는 모습, 이 팀의 경기 중에 곧잘 목격되는 장면이다.
4. 서울삼성 썬더스(9승 7패)
서장훈과 이규섭이 차출된 이후에 이 팀이 보여준 조직력은 놀라웠다. 강혁은 MVP급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으며, 평소 숨겨진 안준호 감독의 지략이 발휘된 거 같다는 반응이다.
하나 그 내용을 잘 들여다 보자. 언론에서는 삼성이 아시안 게임 차출 이후 6승 1패를 거둔 것을 두고 서장훈, 이규섭이 있을 때보다 팀이 더 좋아졌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다마는, 그 6승의 상대는 김주성이 빠진 동부와 전자랜드, KCC, KT&G, 그리고 SK(2차례)였다. 그리고 이 팀들은 전부 현재 6~10위에 랭크된 팀들이다. 그리고 삼성은 목요일 LG전과 토요일 모비스전에서 팀의 한계를 드러내며 패했다.
자, 이제 해답이 나오는가? 삼성 프런트의 할 일은 분명해졌다. 바로 올 시즌 이후 FA가 되는 서장훈과 이규섭을 어떻게든 잘 달래서 팀에 잔류시키는 것이다. 그들이 없는 삼성(특히 서장훈이 없는 삼성)은 아무리 용을 쓴다 한들 플레이오프 컨텐더는 되어도 우승후보는 될 수 없다. 더 이상 ‘서장훈 무용론’과 같은 설득력 없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길 바란다.
5. 대구 오리온스(9승 7패)
폴 밀러라는 용병을 데리고도 어떻게든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이 팀의 행보는 참 신기하다. 솔직히 선수 구성만으로 보자면 김승현이 빠진 현재의 오리온스가 하위권 팀들인 SK, KT&G, 전자랜드보다 객관적으로 나은 것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선두와 겨우 1게임차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뭐 노장 김병철의 투혼 탓도 있을 것이고, 김진 감독의 선수 기용과 전술이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겠지만 크게는 두 가지다. 우선 피트 마이클이 서서히 팀플레이에 녹아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1대 1로도 막기 어려운 마이클이 팀 동료까지도 잘 활용한다면 아무리 폴 밀러가 주태수급이라 해도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두터워진 선수층이다. 정재호, 이현준, 주태수, 성준모 등 시즌 후에 새로이 가세한 선수들이 쏠쏠한 활약을 해주면서, 김승현과 김병철에만 의지하던 토종 로스터가 비교적 탄탄해졌다. 김승현이 돌아오고 4라운드 이후 적절한 용병 교체가 이루어진다면, 후반기 판도에 변수가 될 수 있는 팀은 바로 오리온스다.
6. 원주동부 프로미(8승 8패)
동부 역시 삼성과 똑같은 문제점을 겪고 있다. 김주성이 빠지고도 만만찮은 조직력을 과시했던 이 팀의 저력에 적잖이 당황했던 다른 팀들이 슬슬 ‘김주성 빠진 동부’에 적응해 가면서, 그 결과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를 당했다. 김주성과 양경민의 부재로 인해 그러잖아도 허약한 공격력은 더욱 약해졌으며, 앨버트 화이트 말고는 공격을 주도할만한 선수가 전혀 없다 보니 팀이 이기든 지든 그 책임에 대해 무조건 화이트가 독박을 쓰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동부는 곧 '핵심' 양경민이 코트 위로 돌아온다. 그의 복귀는 외곽포와 팀 디펜스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창원 LG]
2편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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