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이외수가 힘들었던 시절을 버틸 수 있게 해줬던 한진구 교수와 재회했다.
20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작가 이외수가 출연했다. 이외수는 강원도 화천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 중이다.
이외수는 춘천 공지천에 있는 이외수 길에 대해 "1970년대 배고픈 시절을 보냈다. 춘천 거지였다. 그래서 여기 오면 괜히 눈물이 난다. 예전에 거지였던 내가 세상에 이름이 붙은 길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외수는 특히 화가 지망생으로 서양화를 전공했다면서, 춘천교대 미술과 한진구 교수님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외수는 "친구와 자취하던 당시 15일을 굶은 적이 있다. 밥 한 끼도 안 먹고 물만 마신 적 있다. 교수님께서 제가 굶고 있다는 걸 알고 밀가루 한 포대를 사주셨다. '이놈들아 수제비라도 먹고 살아'라고 하더라. 밀가루 한 포대로 부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외수는 교수님을 찾으려고 노력해보았냐는 질문에 "수소문했지만 쉽지 않았다. 제 나름대로 오래 투병을 했다"며 "제가 꼭 좋은 작품 써서 찾아가 봬야지 봬야지 하다가 이렇게 됐다. 사실은 내 스스로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안 나왔다. 끝까지. 교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꼭 뵙고 싶더라"고 답했다.
이외수는 2014년 위암 판정을 받았다. 위암 수술로 위를 제거, 위암은 이겨냈지만 이후 폐 기흉 수술 3번을 해야 했다. 또 유방암이 찾아왔다. 현재 유방암은 완치된 상태였다.
이외수는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외수는 "두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축농증이었다. 누가 수은을 태워서 김을 쐬면 낫는다고 그랬다더라. 중금속 중독으로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 밑에서 컸는데, 동냥젖을 먹기도 하고 심지어는 개 젖을 짜서 먹이거나 했다더라. 할머니와 이삭 주우러 다니고 동냥 얻으러 다닌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외수는 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충격을 받고 아버지가 집을 나갔다. 그 후 6.25 전쟁이 났다. 10년 만에 아버지와 재회했다. 아버지가 그사이 장가를 드셨다. 새어머니에게 저를 감췄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외수는 화가가 꿈이었지만 아버지의 뜻대로 교대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4년제 보낼 돈이 없다고 해서 교대에 강제로 원서를 넣으셨다. 정말로 다니기 싫었다"며 "그래서 미술실과 도서관만 왔다 갔다 했다. 다른 수업은 아예 안 들어서 교수님들이 엄청 미워했다"고 말했다.
이외수는 춘천 중앙시장으로 향해 과거 추억을 털어놓기도 했다. 즐겨 찾던 포장마차에서 감자와 번데기로 채식, 육식을 했다던 것. 이어 한 순댓국집을 찾은 이외수는 과거 포장마차 사장을 만나기도 했다. 포장마차 사장은 이외수를 알아보고 반겨줬다.
특히 포장마차 사장은 당시 이외수에 대해 "솔직히 부유하지는 않아 보였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이외수에게는 "날 이렇게 찾아줘서 고맙다. 잊어버린 줄 알았다"고 반가운 마음을 전했다. 이외수는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책을 선물했다.
이외수는 이후 춘천교대로 향했다. 이외수는 춘천교대에서 한진구 교수와 추억을 떠올렸다. 한진구 교수는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며 왕성히 그림 활동 중이었다. 이외수는 이를 영상으로 확인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진구 교수는 각자의 생활 때문에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건강하게 잘 있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 이외수 앞에 나타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KBS 1TV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