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12.01 23:11 / 기사수정 2006.12.01 23:11
[엑스포츠뉴스 = 김종수 격투전문기자]
타격기 명품 열전(2) K-1 편
■ 피터 아츠의 하이 킥
실력과 인기,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는 'K-1의 살아있는 전설' 피터 아츠의 하이 킥은 입식·종합 모두에서 최고로 꼽히고 있다.
단순히 왼발 하이 킥 하나만 놓고 보면 '프라이드 최고의 타격가' 크로캅이 비교대상이 될 수 있겠으나 오른발을 포함 양발을 모두 자유롭게 쓰고, 생각지도 못한 자세나 상황에서 신속하게 공격을 낼 수 있는 피터 아츠가 다양성과 테크닉에서 더 뛰어나다는 의견이 많다.
'네덜란드의 벌목꾼' '링의 폭군'이라는 별명 역시 그의 하이 킥에서 유래되었는데 마치 도끼로 나무를 패듯이 찍어 내리듯 폭발하는 하이 킥의 파괴력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특히 클린치에서 떨어지는 순간이나 난타전 상황에서 하이 킥을 터트리는 타이밍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어네스트 후스트의 로우 킥
어찌 보면 복싱의 잽과 같은 그야말로 단순하고 기본적인 공격법이라 할 수 있겠지만 '미스터 퍼펙트' 어네스트 후스트의 엄청난 통산 성적 뒤에는 항상 로우 킥이 함께 있어 왔다.
가볍게 툭툭 건드려 보는 것부터 상대 펀치의 견제·반격용, 그리고 좌우 펀치와의 콤비네이션으로까지… 그의 공격의 시작과 끝은 모두 로우 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후스트는 로우 킥을 무척 자주 구사하는 편이다.
그렇게 많은 로우 킥을 쏟아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은 이 단순한 기술을 무척 부담스러워하고 심지어는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일명 '검은 채찍'이라고 불리는 후스트의 로우 킥은 생각지도 못한 각도와 타이밍에서 허를 찌르듯 터지던가 아니면 방어를 하기가 어려운 자세에서 공격해오기 때문이다.
■ 스테판 레코의 잽
잽! 복싱에서야 가장 기초적으로 몸에 익혀야할 기술이지만 사실 K-1 무대에서는 그만큼의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지 않은 기술이다. 오히려 킥 공방전이 중요한 키포인트가 되는 상황 상 로우 킥이 그 자리를 주로 대신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웬만한 복서이상으로 잽을 자주, 능숙하게 구사하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스테판 레코이다.
레코는 주로 한방보다는 짧고 정확한 연타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빠른 눈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읽어가면서 송곳처럼 꽂히는 그의 잽은 거리조절 이나 상대의 페이스를 어지럽게 함은 물론 포인트획득에서도 훌륭한 역할을 해낸다.
■ 쁘아까오 포푸라묵의 미들 킥
K-1이 그랑프리 형식이 아닌 원매치로 챔피언을 가리게된다면 프라이드의 효도르 이상으로 롱런할 것으로 평가받고있는 경량급의 '절대제왕' 쁘아까오 포푸라묵, 미들 킥의 달인들이 득실거리는 MAX무대에서도 쁘아까오의 미들 킥은 유독 눈에 띈다.
'광속'이라는 말까지 붙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피드에 정강이 위쪽까지 깊숙이 집어넣어 타점을 잡기 때문에 공격을 당하는 상대입장에서는 공격을 알아챈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방어해내기가 쉽지 않다.
거기에 괴물 같은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틈만 나면 미들 킥을 뻗어낼 수 있다는 것도 쁘아까오표 미들킥의 무서운 점이다.
■ 제롬 르 밴너의 레프트 스트레이트
가장 KO승이 많은 파이터 중 한명인 제롬 르 밴너, 웬만한 복서 뺨치는 복싱테크닉에 킥 또한 일품인 그는 노장대열에 들어선 지금도 공격력 하나 만큼은 여전히 최상급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밴너는 현재 자신의 최고무기인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잃은 상태이다.
2002년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최종결승에서 어네스트 후스트에게 입은 왼팔 골절상으로 제대로 된 힘을 싣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명중되면 일어선다는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던 그의 레프트 스트레이트에 프란시스코 필리오, 피터 아츠 등 당대최고의 파이터들이 모두 KO를 당한 바 있다.
밴너의 역대 명 경기 속에는 항상 K-1 최고의 레프트 스트레이트가 함께 했다.
■ 고 앤디 훅의 엑스 킥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푸른 눈의 사무라이' 고 앤디 훅이 즐겨 쓰던 기술이다. 발을 높이 들어올려 그대로 내려찍는 발 차기 기술로 상대에게 전해주는 충격도 충격이지만 무엇보다도 가라데 특유의 냄새가 나는지라 많은 일본 팬들을 열광시켰다.
크로캅, 페이토자 등 발기술이 능한 파이터들에게서 지금도 종종 볼 수 있는 기술이지만 누구도 앤디 훅 만큼 능숙하게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다.
■ 프란시스코 필리오의 일격정권
극진회관 최고의 고수 중 한 명이었던 필리오는 자신의 애칭인 '일격'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강력한 정권을 필살기로 구사했다.
맨손일 때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가라데 선수들의 특성상 글러브를 껴야하는 K-1 무대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필리오는 이에 관계없이 상당수의 승리를 바로 이 정권으로 만들어냈다.
10cm가 넘는 얼음 8장 가량도 정권으로 박살낸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강력한 그의 정권은 자세가 무너진 상태나 도저히 힘이 실릴 것 같지 않은 자세에서도 신기할 정도로 많은 KO승을 거두었다.
■ 레미 본야스키의 플라잉 니킥
펄쩍 뛰어올라 무릎으로 상대를 안면부를 가격하는 '플라잉 니킥'은 시각적인 효과까지 감안했을 때 K-1에서 가장 화려한 기술중 하나이다.
일단 명중되면 파괴력은 대단하지만 동작이 워낙 크고 상대적으로 적중률이 낮은 편이라 경기 중 자주 나오지는 않는다.
최근의 최홍만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경기 중 보여주기는 하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꿀 목적이나 위협용의 성격이 짙을 뿐 사실상 카운터 기술의 역할은 힘들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능숙하게 플라잉 니킥을 구사하는 선수들이 있으니, 글라우베 페이토자나 레미 본야스키가 대표적인 케이스들이다.
특히 훤칠한 키에 흑인 특유의 뛰어난 탄력을 자랑하는 레미 본야스키의 플라잉 니킥은 타이밍과 정확도 그리고 파괴력에서 상대의 경계대상 0순위이다.
지난 월드 그랑프리 개막 전에서 파워가 좋은 게리 굿리지를 상대로 첫 다운을 빼앗은 기술도 바로 플라잉 니킥이었다.
■ 글라우베 페이토자의 브리질리언 킥
브라질리언 킥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이름, 글라우베 페이토자.
광속차기라고도 불리는 브라질리언 킥은 상대선수의 승모근과 턱 사이를 가격하는 풀 컨택트 가라데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타 종목 선수들로서는 타이밍 잡기도 어려울뿐더러 생소함까지 더해져 방어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웬만한 가라데 선수조차 익히기 쉽지 않은 기술로, 설사 흉내를 낸다 해도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페이토자는 193cm-101kg의 뛰어난 신체조건에 브라질인 특유의 유연성이 더해져 이 같은 위협적인 고난도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 세미슐츠의 프런트 킥
상대의 몸통 쪽을 향해 밀 듯이 차는 앞차기 기술로 주로 거리조절이나 견제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안면부 등에 들어갈 경우에는 충분히 KO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위력도 가지고 있다.
최홍만과 더불어 K-1 최장신중 한명인 세미슐츠는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잘 살린 이른바 '맞춤형 기술'로 프런트 킥을 사용한다.
2미터가 넘는 신장에 경기 내내 민첩하게 움직인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대는 큰 부담을 느끼기 십상인데 슐츠는 한술 더 떠 긴 다리를 앞으로 뻗어내는 프런트 킥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거리를 유지해나간다.
□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명품
'러시안 스핀킥'이라고 불리는 루슬란 카라에프의 뒤돌려차기 기술과 엄청난 무릎으로 상대의 안면을 가격하는 최홍만의 '살인 니킥'같은 경우는 위에 열거한 명품기술들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이들이 쓰는 기술은 비슷한 형태의 기술을 구사하는 타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편이며 강자들과의 경기에서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또한 루슬란 같은 경우 워낙 기술이 다양한 관계로 '러시안 스핀킥'이라는 특기가 콤비네이션중 하나로 치부되기 십상이고, 최홍만 같은 경우 밥샙 정도 외에는 강자와의 대결에서 제대로 된 니킥을 명중시키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발전여하에 따라 충분히 명품대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기술들이라 할 수 있겠다.
□ 명품(?)은 아니지만…
국내 팬들 사이에서 '판정머신'으로 불리고있는 무사시의 경우 불명예스런 명품(?)을 2가지 나 가지고 있다. 광속 클린치와 스텔스 펀치가 바로 그것이다.
스텔스 펀치는 무사시가 언젠가 그랑프리를 앞두고 숨겨둔 비밀무기를 언급하며 언론에 내뱉은 말이 와전되며 되려 조롱거리가 된 경우이고, 광속 클린치는 툭하면 상대선수를 껴안으며 경기 내용자체를 지루하게 만들어버리는 무사시의 스타일 때문에 생겨난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텔스 펀치 같은 경우는 '도대체 정체를 알 수가 없다?'는 팬들의 말처럼 아직도 그 정체가 모호하기만 하다.
경기를 앞두고 신경전 양상에서 언급한 말이 언론을 통해 크게 와전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음 회에는 'UFC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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