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의 취지가 살아난 회였다.
17일 방송된 KBS 2TV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에 정해인, 임현수, 은종건은 트렌치코트를 차려 입고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넜다. 풍경을 감상하며 다리를 건넌 세 사람은 두 사람을 덤보의 해산물 맛집에서 굴, 참치 포케, 훈제 연어 토스트, 피시 앤 칩스 등을 맛봤다.
이어 '무한도전' 멤버들도 찍은 포토 스팟인 덤보도 필수 목적지였다. 모델로 변신해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그런가 하면 정해인은 "뉴요커들이 물수제비를 던지는 곳"이라며 페블 비치로 인도했다. 그러던 중 지나가던 카메라맨이 정해인을 촬영했다. 정해인은 "길거리 캐스팅이냐. 이건 기회야"라며 들떠 주위를 웃겼다.
뉴욕 지하철도 처음으로 경험했다. 월스트리트로 향했다. 세 사람은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황소상에서 소원을 빌었다. 스톤 스트리트로 간 정해인은 "내가 진짜 가고 싶었던 곳이다. 흥분돼서 말도 잘 안 나온다. 우리나라에 을지로 만선호프가 있다면 여긴 뉴욕의 만선호프다"라고 밝혔다. 세 사람은 맥주를 마시며 여행을 즐겼다.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단순한 여행 리얼리티가 아닌 '걸어서 여행하고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로 일명 '걷큐멘터리'라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예능으로 재탄생시킨 프로그램이다. 정해인이 PD가 돼 여행을 직접 이끈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날것으로 소개하는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느낌을 내기보다는 여느 예능과 다름 없어 보였다. 여행 초보 정해인의 인간적인 매력과 친구들과의 우정을 보는 재미는 있지만 지난 3회 동안은 보통의 여행 예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가장 큰 문제는 장소 선택이다. 세계의 중심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세계화된 도시인 뉴욕을 여행지로 택했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풍경이나 사람들을 발견하는 재미보다는 보통의 관광객이 찾는 곳을 들리고 익숙한 볼거리, 먹거리가 담길 수밖에 없다.
정해인과 친구들의 여행기로 단순하게 비치긴 하나 다행인 건 이번 회에서는 걷큐멘터리의 취지를 녹여냈다. 이날 정해인, 은종건, 임현수는 8시간 32분 23초 동안 걸었다.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작정하고 걸으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길거리 캐스팅 같은 우연한 순간도 리얼하게 마주했다. "우리가 머문 모든 순간이 곧 여행"이라는 말처럼, 남은 4회에서도 뉴욕 곳곳에서 온몸으로 부딪히고 느끼는 여행기를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KBS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