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9 12:15 / 기사수정 2010.06.30 14:57
[엑스포츠뉴스=유용재 인턴기자]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 홍보팀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평소에 양현종을 엄청 좋아하는 팬이 있는데 그 팬이 지금 몸이 상당히 안 좋은데 꼭 양현종과 통화 하고 싶다고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비록 그 팬의 몸 상태가 악화돼서 직접적인 통화를 하지 못하고 팬의 보호자와 통화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날 양현종은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하루빨리 완쾌되어서 야구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로 초대해 자신의 정말 멋진 투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깨끗이 완쾌되게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불같은 강속구로 완벽한 피칭을 보여 줄 테니 포기하지 말고 얼른 몸 상태가 호전되길 바란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 2010년 6월18일 일산 암센터
양현종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구단 버스가 아닌 택시에 타고 터미널로 향하고 있었다. 어느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홀로 월드컵 시즌이라 차가 막힘에도 불구하고 3시간을 달려 그렇게 일산 암센터에 도착하게 된다.
그 팬을 처음 봤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이 예쁘고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양현종이 자신의 싸인볼과 KIA 선수들의 싸인이 담긴 종이를 선물로 건네자 말없이 그 팬은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그 엄지손가락 하나에 모든 말이 담겨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양현종은 팬과 약속하나를 하게 된다. 20승 할 때 제가 VIP석으로 꼭 초대할 테니깐 건강하게 만나자는 약속이었다. 한 손으론 링겔을 맞으면서 나머지 반대편으론 양현종의 싸인볼을 꼭 잡고 놓지 않는 팬의 모습을 보면 양현종은 가슴이 짠했다.
양현종은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문자 한통을 받게 된다.
"현종씨 다녀가고 맥박도 혈압도 많이 내려가고 아주 편안하게 잤어요. 고마워요. 언제나 건강하고 매 경기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할게요" 그 문자를 받고 양현종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혈액암으로 고통받는 자신의 팬을 회복시키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기적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 2010년 6월 28일 그리고 29일 SK전
양현종은 혈액암으로 투병중이였던 양현종의 열혈팬이 그만 故人이 되어버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호세 리마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던 23살의 아름다운 청년 양현종은 자신의 기도가 부족했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양현종의 미니홈피에는 한결같이 슬픈 노래로 6개의 수록곡이 담겨 있다. 아마 양현종의 마음이 이 노래들과 같지 않을까 싶다. 정말 야구장에 제일 좋은 자리로 초대해서 한 사람을 위한 투구를 하고 싶었는데, 이제 그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사망소식을 접한 다음날 29일 SK전 선발로 다승 1위 양현종이 선택되었다. 현재 팀은 타이거즈 역사상 유례없는 9연패로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타이거즈는 10번 우승은 해도 10번 패배하지는 않는 팀이다.
KIA는 SK와의 홈3연전 다음에는 삼성 두산과 원정 6연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29일 SK전은 연패를 끊고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한 사람만을 위한 투구는 이제 할 수 없게 되었지만 양현종은 20승 할 때 VIP석으로 초대하겠다는 또 다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자신의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름다운 청년 양현종의 불 같은 강속구에는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출처ⓒ앙현종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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