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8 08:52 / 기사수정 2010.06.28 08:55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다승왕 경쟁이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27일 한화 에이스 류현진과 SK 에이스 김광현이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다. 두 선수는 각각 시즌 9승과 10승째를 거뒀다. 반면 올 시즌 내내 다승 부문 선두를 달렸던 KIA 왼손 에이스 양현종은 여전히 연승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6월 들어 팀 내 악재가 겹치면서 2승 추가에 그쳐 김광현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다승도 대세는 新 좌완 트로이카
올 시즌 류현진-김광현-양현종을 '좌완 영건 트로이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 올 시즌 양현종이 맹활약하면서 류현진-김광현 라이벌 구도에 본격적으로 명함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세 선수의 가치를 직접 비교하려면 다양한 자료의 비교와 함께 현장의 평가를 들어봐야 한다. 물론 아직은 류현진>김광현>양현종의 순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들은 다승에서 10승과 9승을 거두면서 향후에도 한국 야구를 이끌 재목이라는 평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혹자는 다승은 팀 동료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진정한 기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반만 맞는 말이다. 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선발 투수가 이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선행이 돼야 한다. 그래서 승리투수의 기회도 선발 투수에게 가장 먼저 돌아가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완투완봉을 할 수 있는 투수다. 양현종은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완봉승을 거뒀으며, 류현진과 김광현도 올 시즌 완투완봉이 3회, 2회가 있었다. 이들이 거둔 10승과 9승은 결코 평가절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들 세 선수가 등판했을 때 팀 승률은 KIA가 85.7%, SK가 78.6%, 한화가 60%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부문 1,2위이고 류현진은 워낙 한화의 팀 전력이 약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 페이스대로 간다면 김광현과 양현종이 19승과 18승, 류현진은 16승을 거둘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가장 뛰어난 SK에서 뛰고 있는 김광현은 조금 더 페이스를 올리면 20승도 불가능하지 않다. 이들이 강력한 다승왕 후보라는 것은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난 시즌 세 선수는 각자의 사정으로 명성에 비해 그리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 남은 정규시즌에도 이들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는 것이 팀의 순위다툼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연합군, 우리도 있다
세 선수를 제외하면 롯데와 두산 연합군의 행보가 눈에 띈다. 28일 현재 다승 부문 4위는 무려 5명이 포진돼 있다. 8승을 거두고 있는 롯데의 장원준과 송승준, 두산의 히메네스와 임태훈, SK의 카도쿠라가 바로 그들이다. 그 뒤로는 LG와 두산의 에이스 봉중근과 김선우가 나란히 시즌 7승으로 공동 9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보다 좀 더 페이스를 올려야 한다. 현재 8승을 거두고 있는 투수들은 지금 페이스라면 15승을 거둘 수 있지만, 7승을 거두고 있는 투수는 지금 페이스라면 13승을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투수들도 체력적인 문제로 승수 쌓기가 더딜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최종 승수는 더 내려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다승왕 등극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이들의 다승왕 도전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장원준은 6월에만 3승을 따낼 정도로 최근 페이스가 좋지만 불펜 난조로 승수를 챙기지 못한 경기가 더러 있었다. 이는 송승준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들은 4.12와 4.7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타선의 도움에 상당수 의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력은 기복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신의 힘으로 팀이 승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한다.
히메네스와 임태훈도 4.14와 5.19의 선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들은 오히려 적은 이닝 소화가 문제다. 28일 현재 5.6이닝과 5.2이닝 소화에 그치고 있다. 두산은 롯데보다 구원진이 안정돼 있지만 계속해서 이들이 적은 이닝을 소화한다면 언젠가 구원 투수들의 과부하로 인해 개인 승수도 쉽게 쌓지 못하고, 상대팀에 승수를 헌납할 수 있다. 이 밖에 카도쿠라의 경우 6월 들어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고, 현재 처남 상으로 일본으로 출국한 상태다. 복귀 후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마와 무더위도 큰 변수다. 이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등판하는 선발투수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다. 등판 일정이 밀려버리면 순식간에 페이스를 잃고 흔들릴 수 있다. 다승왕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문제는 사절이다. 또한, 서로 맞대결이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다. 다승왕 경쟁이 점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사진= 양현종-김광현 (C) KIA 타이거즈,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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