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영애가 스크린 복귀작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로 관객들을 만났다. 한 작품이라도 신중히, 또 열심히 임하며 앞으로도 차분하게 걸어 나가겠다는 마음이다.
11월 27일 개봉한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
이영애는 잃어버린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정연으로 분해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아픔, 아이를 찾아 나서며 보여주는 강인함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뭉클한 여운도 있으면서, 제가 '지리멸렬'이라는 말로 표현하곤 하는데 인간군상의 그런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죠"라고 말을 꺼낸 이영애는 "영화보다 현실이 더 복잡하고 아이러니하고, 심지어 기괴스럽기까지 한데 그런 부분들을 우리가 보기에는 좀 껄끄럽고 힘든 부분들이 많지만 또 그려주는 것이 영화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상황을 다양한 사람들로 표현한다는 것이 좋았고, 마치 잘 짜인 연극을 보는 것 같았죠"라고 작품 참여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아동학대를 다루고 있는 영화의 소재에 대해 '제가 실제로 두 아이이 엄마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을 이은 이영애는 "몇몇 장면은 감정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이 부분은 감독님과 고민하면서 얘기를 나눴죠. 현장에서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지만 최대한 절제해야 겠다 생각했고, 열 가지의 감정이 있더라도 기본적인 한두 가지만 드러내자는 마음으로 현장에 나갔었어요"라고 떠올렸다.
이영애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줄거리가 좋았죠"라면서 "현실도 그렇잖아요. 열심히 해도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삶은 살아가야 되고 희망은 잃지 말아야 하죠. 그런 좋은 의미를 전하고 싶었고, 많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1990년 광고로 데뷔해 자연스럽게 연기의 길로 접어들었다. '불꽃'(2000), '대장금'(2003), '사임당 빛의 일기'(2017) 등 드라마는 물론 '공동경비구역 JSA'(2000), '봄날은 간다'(2001), '친절한 금자씨'(2005)까지 3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자신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로 대중을 사로잡아왔다.
여전한 시대의 아이콘이지만, 1971년 생으로 어느새 지천명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가 됐다. "여배우에게 세월이 주는 나이의 부담이 없다면 거짓이겠죠"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영애는 "'나를 찾아줘'를 보면서도, 오히려 제 얼굴에 주름이 없는 팽팽한 모습이었다면 그 역할이 어울렸을까 싶더라고요. 주름 같은 외모에서 볼 수 있는 세월의 흐름이 연기에도 더 디테일함을 주지 않았나 싶죠. 여기에 헤어스타일이나 의상, 분장처럼 사람들은 모를 수 있는 디테일의 한 끗 차이가 있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그렇게 감성의 결을 더 깊게 해주는 것이거든요. 이번 작품에서도 그렇게 잘 표현된 것 같고요"라고 말을 이었다.
"조금씩 덜어내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다시 말을 꺼낸 이영애는 "뭐든지 과하면 욕먹더라고요. 연기도 그렇고, 스스로 생각할 때 '이정도면 됐어'라고 하는 부분들을 조금씩 덜어내는 것이 좋다고 봐요. 저 역시도 20대에 데뷔해서 이런 저런 역할들을 다양하게 해보며 실패도 맛보곤 했었죠. 30대에 또 좋은 작품을 만나고 지금까지 오면서 제 나름대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아직 정해진 차기작은 없다. 이영애는 "아무래도 가정이 있고, 아이들이 엄마 손이 필요한 나이이기 때문에 가정에 충실하면서 좋은 작품들을 만나면 또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제가 2~30대였다면 모르겠지만, 아이를 늦게 낳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요. 작품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작품이라도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커요. 가정에서의 제 위치를 잘 지키면서, 일과 가정을 균형 있고 조화롭게 지켜갈 수 있도록 그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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